'그렉시트+JP모간 쇼크' 유럽이어 미국도 '엑소더스'

머니투데이 임상연 기자 2012.05.18 1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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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 유럽 1.7조, 미국 7300억등 총 2.8조 순매도..유동성 확보 차원, 수급악화 우려

외국인 매도세로 코스피지수 1800선이 붕괴된 가운데 유럽에 이어 미국까지 '바이(Bye) 코리아'에 속도를 내고 있다.

그리스의 연립정부 구성 실패에 따른 그렉시트(Greece Exit의 준말, 그리스의 유로존 탈퇴) 공포 확산과 JP모간의 대규모 금융사고로 글로벌 금융시장이 요동치자 유동성 확보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전문가들은 유럽에 이어 장기투자 자금으로 분류되는 미국까지 본격적인 유동성 확보에 나설 경우 수급악화로 코스피 지지선이 추가로 하락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그렉시트+JP모간 쇼크' 유럽이어 미국도 '엑소더스'


18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외국인은 이달 들어 단 하루도 빼지 않고 국내 주식을 순매도, 지난 17일까지 총 2조7934억원을 처분했다. 외국인이 월별 기준으로 2조원 이상 주식을 순매도 한 것은 지난해 11월 이후 5개월 만이다.

외국인 순매도는 유럽과 미국이 주도했다. 이달 들어 유럽은 1조7804억원, 미국은 7290억원의 주식을 각각 내달 팔았다. 전체 외국인 순매도의 90% 가량이 유럽과 미국의 자금이었던 셈이다.



유럽과 미국은 지난달에도 각각 1조491억원, 2830억원을 순매도, 외국인 매도세를 주도했다.

유럽의 경우 글로벌 헤지펀드 등 핫머니들이 몰려 있는 영국이 이달 들어 가장 많은 1조333억원을 순매도했다. 또 조세회피지역인 룩셈브루크 3170억원, 프랑스 2906억원, 독일 824억원 순으로 주식을 처분했다.

유럽의 문제국가로 위기진앙지인 스페인, 이탈리아, 그리스, 포루투칼 등 피그스(PIIGS)에서도 1699억원의 주식을 내다 팔았다.


특히 최근에는 미국의 자금이탈이 눈에 띈다. 하루 2000억원 이상을 순매도하면서 증시하락을 주도하고 있는 것.

실제 올 들어 외국인 순매도 규모가 가장 컸던 지난 16일(5075억원) 미국은 전체 외국인 순매도의 절반이 넘는 2631억원을 순매도했다. 이날 코스피지수는 3.08%(58.43포인트) 급락, 올 들어 가장 큰 낙폭을 기록했다.

한 증권사 투자전략팀장은 "유럽과 달리 유로존 위기 속에서도 큰 움직임이 없던 미국의 순매도가 크게 증가한 것이 불안 요인"이라며 "그리스 위기에 JP모간 쇼크까지 겹치면서 미국 기관들도 유동성 확보에 나서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유럽위기가 다시 부각되고, JP모간발 금융시장 파장도 커지고 있어 당분간 의미 있는 외국인 자금유입은 기대하기 힘들다는 전망이다.

업계관계자는 "유로존 위기가 고조되면서 글로벌 자금이 위험자산에서 달러 등 안전자산으로 빠르게 이동하고 있어 단기적으로 증시 수급개선을 기대하기 힘들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오전 11시12분 현재 코스피지수는 전일대비 2.31% 하락한 1802.62를 기록 중이다. 외국인은 이 시각 현재 2200억원 가량 매도우위를 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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