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락·홍초·커피까지… K컬처 '프랜차이즈' 日상륙

머니투데이 도쿄(일본)=김하늬 기자 2012.05.18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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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터&머니]한국 프랜차이즈 속속 일본 시장 공략 나서

김치, 불고기 등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일부 음식에 국한됐던 일본내 K컬처 바람이 편의점, 커피 프랜차이즈, 외식업, 화장품 등 프랜차이즈 전반으로 확산되고 있다.

현재 도쿄의 명품거리 '오모테산도'에는 100평 규모의 한국 외식 프랜차이즈 업체가 개업을 앞두고 있고, 다른 프랜차이즈 업체들도 일본 상륙채비를 마쳤다.



◇한류, 골목 상권에서 도쿄 중심 백화점으로 진출

지난해 일본의 소호백화점에서 열린 '한류박람회'는 20만명의 고객을 모아 눈길을 끌었다. 일본 고급 백화점에서 한류식품 기획을 진행하는 건 극히 드문 일이다. 최근 인기를 모으고 있는 한국 과자를 전문으로 판매하는 코너도 백화점 내에 만들어 졌다.



고급 팬시용품만 선별적으로 판매하는 '도큐핸즈'도 한국 과자 특별 주간을 만들어 큰 관심을 모았다. 현지 업계 관계자는 "도큐핸즈는 특히 독특한 팬시용품, 고급 상품을 추구하는데 한류 특별전이 편성된 건 매출 이상의 상징적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중산층이 즐겨 찾는 대형 마트 '이온'과 '이토요카도'에서도 지난해 10월에 이어 올해 4월에 '한류 주간'을 설정하고 전국 150여개 매장에서 한국 식품을 판매하는 별도의 판매대를 만들어 호응을 이끌어 냈다. 특히 농협이 이토요카도와 계약을 맺고 식품코너에 참외를 공급하는 등 공산품뿐만 아니라 과일, 채소까지 한국 물건에 대한 관심이 늘고 있는 추세다. 농협은 올해 100만달러 수출을 목표 세웠다.

도시락·홍초·커피까지… K컬처 '프랜차이즈' 日상륙


◇日 전역 세븐일레븐에 동방신기 도시락, 소녀시대 김치


지난해부터 일본 최대 편의점 세븐일레븐은 에스엠엔터테인먼트 아티스트를 전면에 내세운 광고를 시작하면서 기획상품판매에 나섰다. 일본 전역 1만3306개의 점포에 에스엠아티스트들과 협업상품 50여종을 출시한 것.

점포마다 동방신기와 소녀시대의 대형패널이 서있고, 멤버들의 사진이 붙은 '공인' 마크가 상품마다 붙는다. 세븐일레븐 TV광고는 동방신기 버전과 소녀시대 버전으로 나뉘어 방영됐다. 김치, 빵, 컵라면, 문구, 잡화 등 50여종의 상품에 개별 멤버들이 시식과 상품 개발에 참여했다는 소식이 알려지면서 일본 현지 언론들도 주목했다.



2001년부터 일본 K팝 붐을 일으켰던 보아는 일본 음료, 자동차, 신발, 휴대전화, 초컬릿, 화장품, 시계,샴푸, 오디오 등 20여건이 넘는 광고 모델로 활동하며 한국 연예인의 일본 데뷔 성공을 알렸다. 동방신기는 일본 뿐 아니라 중국, 태국 등지에서 의류브랜드, 음료 등의 메인 광고모델로 수년간 활동해왔다.

◇죽은 홍초도 살려낸 카라(KARA), 일본 커피공략 장근석

청정원 '홍초'는 2008년부터 일본 시장에 진출했다. 일본의 현미식초에 맞서 과일식초의 맛으로 도전장을 냈지만 일본 식품 시장의 배타적인 성향 탓에 높은 진입 장벽을 느낄 수밖에 없었다. 홍초의 일본진출 첫 해 매출은 몇 천만원 선. 당시 일본 내 마시는 식초 시장규모가 건강 열풍과 함께 5000억원에 달했던 점을 고려하면 시장점유율은 0.2%에 불과했다.



도시락·홍초·커피까지… K컬처 '프랜차이즈' 日상륙
하지만 2010년 카라의 일본 데뷔 드라마 '이중생활'에 PPL(간접광고)를 시작하면서 소비자들이 반응하기 시작했다. 카라가 홍초의 전속 모델로 활동하기 시작한 지난해 7월 이후에만 490억원어치가 팔렸다. 홍초는 '카라처렴 예쁘고 날씬한 비결'이라는 마케팅으로 일본 진출 4년만에 대박을 냈다. 홍초는 현재 마시는 식초 시장에서 시장점유율 1위를 차지하고 있으며 청정원은 홍초와 함께 고추장, 김치등으로 일본에서 한 해 900억원의 매출을 올리고 있다.

지난해 한류의 아이콘으로 급부상한 장근석을 메인 모델로 내세운 카페베네는 일본 시장 진출을 눈앞에 두고 있다. 스타벅스 1호점이 들어서 있는 도쿄의 긴자거리에 진출을 모색하고 있는 카페베네는 현재까지는 마땅한 매장을 찾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도쿄 현지 관계자는 "카페베네가 올 초부터 한류 스타를 앞세워 커피 프랜차이즈 시장 진출을 준비하고 있다"며 "장근석 등 일본에서 인기가 많은 연예인을 앞세워 대대적인 프로모션도 기획중인 것으로 알고 있다"고 설명했다. 장근석은 5월 말 일본에서 정규앨범 1집을 내고 요코하마, 오사카 등 일본 4개 도시를 비롯해 중국, 대만, 등까지 콘서트 투어를 계획하고 있다.



◇日, 한국기업 색안경 벗고 적극적 구애

7~8년 전, 너무 앞선 일본 진출로 한류 덕을 채 보기도 전에 문을 닫아야 하는 프랜차이즈도 많았다. 둘둘치킨은 국내시장에서의 인기를 토대로 2007년부터 일본진출을 꾀했다. 3개 점포를 우선 열고 200여개까지 확대할 계획이었으나 현재 점포 하나만 남아있다.

부대찌개로 유명한 놀부도 2006년 4월, 일본 오지엠사와 마스터프랜차이즈 계약을 맺고 삿뽀로에 1호점을 개점하며 일본 외식시장을 공략했다. 점포당 100만엔의 선급금과 매장 매출의 3% 러닝 로열티계약까지 하며 일본진출에 박차를 가했다. 하지만 놀부의 항아리갈비 매장은 애초 300개 매장까지 늘린다는 계획이 무색하게 모든 매장이 철수해 현재 일본에는 점포가 하나도 남아있지 않다.



고충성 코트라(KOTRA) 도쿄무역관 과장은 "요즘이 한국 기업의 일본 진출 최적기"f라며 "과거 부품소재에 국한됐던 한국기업의 일본 진출이 점차 먹을거리, 뷰티용품, 콘텐츠, 게임 등 다양하게 지평을 넓히고 있다"고 설명했다.

일본시장에서 철수한 자동차, 효과를 내지 못하고 있는 전자제품군에 대한 진입장벽은 여전히 높지만, K컬처의 영향으로 친숙하게 다가오는 생활용품에 대한 장벽은 거의 사라진 상태라는 분석이다.

이에 따라 대기업의 일본 진출보다 중소기업의 약진이 두드러진다는 설명이다. 현재 코트라 도쿄지부만 한 해 평균 300여건의 일본 내 사업 검토와 600여건이 넘는 바이어 미팅 등 한국기업 관련일을 진행한다. 고 과장은 "지금까지의 성공 사례는 한류 드라마, 스타와 관련된 식당, 화장품, 식음료등에 편중됐지만 점차 한국기업의 다양한 진출과 정착이 가시화 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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