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벨]PE가 대주주? 깊어지는 교보생명의 고민

더벨 김영수 기자 2012.05.16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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캠코·대우인터 29일 본입찰 실시…PEF 전량인수시 지분율 50.12%

더벨|이 기사는 05월15일(13:58) 자본시장 미디어 '머니투데이 thebell'에 출고된 기사입니다.
한국자산관리공사(KAMCO)와 대우인터내셔널 (65,400원 ▼2,000 -2.97%)이 동시에 교보생명 지분 매각에 나서면서 지분의 당사자인 교보생명이 잔뜩 긴장하고 있다.



매물로 나온 33.93%의 지분을 PEF가 모두 인수할 경우 PEF의 지분율이 50% 이상을 웃돌게 된다. 교보생명 입장에서는 달갑지 않은 일이다. PEF가 합종연횡해 IPO를 압박한다면 최악의 경우 경영권을 위협할 수 있는 단초도 될 수 있다.

15일 금융권에 따르면 캠코와 대우인터 모두 오는 29일 교보생명 지분매각에 대한 본입찰을 실시키로 했다. 지난달 LOI(인수의향서)를 제출한 IMM PE, MBK파트너스, 어피니티에쿼티파트너스(AEP), 칼라일, 캐나다 온타리오교직원연금 등 국내외 PEF 및 연기금 등이 대상이다.



문제는 해외 PEF가 33.93% 지분을 전량 인수할 경우 교보생명의 PEF 지분율이 50.12%가 된다는 점이다. PEF의 목소리가 커지는 만큼, 보기에 따라 외국계 생명보험회사가 되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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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보생명 역시 PEF 지분율이 50%가 넘어갈 경우 일어날 수 있는 파장에 대해 고심하고 있다.


교보생명 관계자는 "매각 측이 예비입찰 없이 곧 바로 본입찰을 실시하기 때문에 경영진이 인수후보들을 접촉할 명분이 없는 상황"이라며 "PEF 지분율이 50%가 넘어가게 되면 향후 국부유출 논란도 제기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PEF가 합종연횡해 IPO를 압박한다면, 어쩔 수 없이 해야 하지 않겠느냐"며 "하지만 현재 국내외 보험시장상황 등을 고려할 때 제 값에 IPO를 하지 못할 가능성이 높다는 점을 알고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PEF 지분율이 50%가 넘을 경우 신창재 회장의 경영권에도 심각한 위협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향후 PEF가 높은 수익을 위해 특정 금융회사에 보유지분을 한꺼번(50% 이상)에 매각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일반 회사의 유가증권 매각에 대해 관여할 근거가 없기 때문에 현재로선 국내 금융시장에 미칠 영향에 주목하고 있다"며 "지분매각이 완료된 후 교보생명의 지배구조 등을 면밀히 살펴보겠다"고 말했다.

한편, 인수후보들은 최근 교보생명의 시니어 매니지먼트 미팅을 마쳤으며 듀 딜리전스(Due Diligence)도 다음 주 내에 마무리할 예정이다.

인수후보들은 실사가 끝나는대로 보험업법상 해외 PEF가 국내 보험사 지분을 10% 이상 인수하려면 금융당국의 대주주적격성 심사가 필요하다는 점을 감안해, 컨소시엄을 구성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국내 PEF는 이 규제를 받지 않기 때문에 단독으로 입찰에 참여할 가능성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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