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네 미용실 아줌마, 500억대 부자된 비결

머니위크 문혜원 기자 2012.05.17 1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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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위크]People/ 신동일 국민은행 압구정PB센터 부지점장

미용실 아줌마가 수백억대의 자산가가 되고, 지인에게 빌린 돈 200만원으로 시작한 사업으로 슈퍼리치가 된다?

신간 <한국의 슈퍼리치>의 내용을 보면 드라마 같은 역전 신화가 펼쳐져 있다. 책을 읽다보면 어느새 '나도 한번?'이라는 희망이 절로 싹트게 된다. 부자에 대한 관심이 높기 때문일까? 독자들의 관심을 타고 모 대형서점에서는 출간 15일 만에 재테크 부문 1위에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사진 류승희기자



이 책의 저자 신동일 국민은행 압구정PB센터 부지점장은 대한민국에서 가장 부자들만 모인다는 압구정동의 PB센터에서 숱한 부자들을 만났다. 이 책에는 그중에서도 맨손으로 시작해 부단한 노력으로 자수성가한 슈퍼리치들만을 뽑아 놓았다. 평범한 사람도 부자가 될 수 있다는 희망을 심어주는 것이다.
 
기자의 귀가 쫑긋 세워진다. 어쩐지 부자의 비밀을 알게 될 것만 같다. 하지만 부자가 되는 비밀은 대단한 게 아니었다.
 
"제가 부자에 주목한 것은 너무 평범하게 흘러가는 제 인생이 싫었기 때문입니다. 부자든 아니든 폼 나고 재밌는 인생을 살아보자는 거죠."
 
모범생 같은 신 부지점장의 외모에서 다소 파격적인 대답이 나왔다. '재밌게' '폼나게' 살자는 것은 자기가 하고 싶은 꿈대로 사는 것이다. 신 부지점장은 자기가 뭘 하고 싶은지를 진지하게 자문해보고 그것이 무엇인지 자각하게 되면 40대든 50대든 늦지 않았다고 말한다. 자기가 하고 싶은 일을 찾으면 자연스럽게 부와 성공이 따라온다는 것이다.
 
"이 책의 18가지 사례들이 이를 입증하고 있습니다. 이 책에서 소개한 슈퍼리치들은 자신이 하고 싶은 일, 잘 할 수 있는 일을 찾아 한 사람들이더라고요."
 
그는 샐러리맨으로는 부자가 되기에 한계가 있다고 말한다. 자신의 사업을 해야 부자가 될 발판을 마련할 수 있다는 것. 이 책을 읽는 CEO들은 속 꽤나 끓일 것 같다. 회사를 그만두라고 권하는 것 같으니 말이다. 하지만 신 부지점장은 그렇지 않다고 말한다.
 
"사업을 하라는 것은 현직에 있을 때 최선을 다해서 충실히 하라는 것이죠. 직장에서부터 사업가적인 마인드로 일을 하는 사람이 성과가 더 좋습니다. 슈퍼리치들은 직장에서 잘 했기 때문에 자신만의 사업 아이템을 발굴해 성공한 사람들입니다."
 
즉 자신의 일처럼 회사 일을 하라는 것이다. 그래야 사업을 시작할 기회도 생긴다. 평소에도 물건에 대해 원가분석을 해보고 이것을 팔면 얼마나 벌 수 있을지를 늘 고민해보라는 것이다. 사장이 된 것처럼 말이다.
 
신 부지점장은 이것이 인생 2막을 준비하는 길이라고도 말한다. 은퇴가 부쩍 빨라진 요즘, 인생 2막을 회사에 다닐 때부터 차근히 준비해야 훗날 후회 없는 노후를 맞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부자는 종잣돈을 목숨처럼 여긴다

그가 부자에게서 배운 또 다른 것은 종잣돈을 목숨처럼 여긴다는 것이다. 보통 목표한 돈이 생기면 기쁜 마음에 차를 바꾸거나 여행을 가는 등 소비의 유혹에 빠지기 쉽다. 어떻게 알았는지 주변에 돈을 빌려달라는 사람도 많이 생긴다. 이렇게 되면 어렵게 모은 돈은 다시 조각조각 흩어지고 만다. 독한 마음으로 더 큰돈을 모아야 부자의 기반을 닦을 수 있다는 것이다.
 
"경매로 500억대의 부자가 된 미용실 아줌마는 종잣돈의 개념을 누구보다 잘 지킨 분이예요. 그분은 목표를 정해 모은 돈 500만원을 금세 써버리는 게 아니라 다시 큰 돈을 모아 경매에 투자했습니다. 이것이 부자가 된 첫 걸음이었죠."
 
부자들은 돈 관리도 남다르다. 힘들게 번 돈을 안전하게 지키고 불려나가는 것도 사업 못지않게 중요한 일이기 때문이다. 부자의 방법대로 돈을 모으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통장을 잘게 여러개 쪼개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형편에 맞게 100만원, 1000만원씩 모아가는 겁니다. 일정한 종잣돈이 없으면 사업 자체가 힘들거든요. 단돈 100만원이라도 계단을 밟아가듯 급하지 않게 준비하는게 중요합니다."
 
이렇게 보면 슈퍼리치와 일반인은 '한끗' 차이다. 그러나 그 한끗 차이가 삶의 성패를 바꿀 수 있다. 돈이 있으면 써버리는 사람과 돈을 적재적소에 투자해 돈을 불리는 사람, 또 생각없이 주어진 일만 하는 사람과 미래를 준비하는 직장인은 큰 차이가 난다는 것이다.

빼곡한 신동일 PB의 '꿈노트'
 
신동일 부지점장의 수첩에는 마치 초등학생의 계획표처럼 빼곡한 계획표가 그려져 있다. 신 부지점장은 이를 '꿈노트'라고 불렀다. 계획표 위에는 큼지막한 글씨로 "꿈은 이루어진다"라고 써 놓았다. 이런 자기 암시 때문이었을까. 이번 책을 펴냄으로써 그의 꿈 중 하나인 '책 쓰기'를 이뤘다.
 
회사 업무를 처리하는 것도 버거운 직장인에게 책을 쓰는 일은 쉬운 일이 아니었다. 그러나 그는 꿈노트를 펼쳐보며 고단함을 견뎌냈다. 그의 최종 꿈은 무엇일까. 다시 한번 예상외의 답변이 나왔다.
 
"퇴직한 후에는 망하더라도 사업을 꼭 해보고 싶습니다. 밋밋하게 살지 않고 열정적으로 살아 보려고 합니다. 어차피 인생은 공수래공수거잖아요. 이런 점에서 저도 나름 슈퍼리치의 조건을 갖추지 않았나요?(웃음)"



☞ 본 기사는 <머니위크>(www.moneyweek.co.kr) 제230호에 실린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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