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세 시대…"투자계좌 외에 □□계좌 필수죠"

머니투데이 박희진 기자 2012.05.07 16: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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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플]김진영 삼성증권 은퇴설계연구소 소장

100세 시대…"투자계좌 외에 □□계좌 필수죠"


"집에 냉장고만 있던 시대는 끝났죠. 냉장고가 있어도 김치냉장고를 사지 않습니까? 왜 그럴까요? 김치를 가장 맛있게 먹기 위해서죠."

'은퇴전문가' 김진영 삼성증권 은퇴설계연구소장(사진)은 은퇴설계의 필요성을 김치냉장고에 비유했다. 냉장고가 있어도 맛있는 김치를 위해 김치냉장고를 사는 것처럼 은퇴 후 안정적인 노후대비를 위해선 '투자계좌'에 이어 '은퇴계좌' 마련이 필수라는 설명이다.



김 소장은 "매일 문을 여닫으며 사용하는 냉장고가 투자계좌라면 매일 사용하지는 않아도 김치를 숙성하고 보관하는 김치냉장고는 은퇴계좌"라며 "노후를 위한 '쿠션'으로 은퇴계좌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외환위기 이전만해도 '노후설계'라는 개념이 없었다. 집 1채에 현금만 있으면 노후를 걱정하지 않아도 됐다. 이자가 10% 넘는 덕분이었다. 현금만 은행에 맡겨두면 이자로 먹고살 수 있었다. 은행예금이 곧 은퇴자산인 시대였다.



하지만 그후 상황이 급변했다. 금리가 3분의1로 뚝 떨어지면서 보험사가 은퇴시장의 핵심으로 떠올랐다. 종신보험과 연금이 불티나게 팔렸다. 2008년 리먼브러더스 파산사태 후 저금리 기조가 더 심화됐고 수명 100세시대를 바라보는 고령화시대에 종신보험도 무용지물이 됐다.

돈의 가치는 떨어지고 물가는 무섭게 올랐다. 1980년에 350원하던 자장면 가격이 이제 5000원이 넘는다. 당시 부자들의 전유물이던 자동차 '포니2' 가격은 270만원이었다. 지금 고급 세단인 그랜저 가격은 3400만원을 훌쩍 넘는다.

김 소장은 "1980년대만 해도 물가 걱정은 안해도 됐지만 이제는 시대가 달라졌다"며 "30년 만에 물가가 10~15배 올랐다. 30년 전 3억원의 가치는 7년마다 반씩 줄어 2000만원으로 뚝 떨어졌다. 재테크가 혼란스러워졌다"고 말했다. 이전과 다른 '은퇴 솔루션'이 필요한 이유다.


그는 "연금이 노후자금으로 중요하지만 연금만으로는 부족하다"며 "은퇴자산을 위한 투자상품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안전벨트가 평상시에는 좋지만 물에 빠져서 벨트가 빠지지 않게 되면 더이상 안전벨트가 아닌 식"이라며 "국민연금, 퇴직연금, 개인연금 등 연금 3총사 위에 투자형 솔루션을 연금설계를 쌓아둬야 한다"고 말했다. 노후자금인 만큼 안정적인 운용을 지향하면서 금리보다 높은 7%포인트가량의 수익률을 추구하는 투자솔루션이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최근 삼성증권은 업계 처음으로 은퇴설계 전용시스템 '플랜R'을 선보였다. '플랜R'은 은퇴자에게 최적화된 상품라인업과 서비스로 은퇴전용으로 설계된 신탁과 랩 등 차별화된 상품라인업을 제공한다.

김 소장은 "금융상품이 제한된 은행, 보험사와 달리 증권사는 주식, 적립식펀드, ELS, 채권 등 다양한 금융상품을 갖추고 있어 자산관리 시장의 강자"라며 "100세 시대를 맞아 은퇴계좌는 선택이 아닌 필수 시대"라고 거듭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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