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나 그는 '가짜 서울대 법대생'이였다. 서울대 법대는커녕 대학 문턱도 못 가본 사람이었다. 타고난 언변과 사교성으로 수년간 모두를 감쪽같이 속였다. 나중에 전모가 드러났지만 과대표까지 맡았던 학생이 가짜라는 사실에 동료들조차 한동안 현실을 받아들이지 못할 정도였다. 결혼식 주례를 맡았던 교수는 충격으로 평생 주례를 맡지 않았다는 후문이다. 한때 세간을 떠들썩하게 했던 이른바 가짜 서울대 법대생 사건이다. 이 사건은 어느덧 세월에 묻혀 잊혀져갔다.
30여년전 '가짜 서울대 법대생'이 다시 한 번 세상을 놀라게 하고 있다. 그 회장이 바로 그 옛날 가짜 법대생이다. 그는 서울대생이 아닌 게 들통 난 이후에도 '동문'들에게 연락을 하고 지냈다. 그와 학창시절을 보낸 한 지인은 "넉살좋고 대외 활동력과 사업수완이 뛰어났다"고 회고했다.
하지만 이내 닥친 IMF외환위기는 그도 비켜가지 못했다. 결국 빌딩 등을 모두 정리하고 새로운 사업을 구상한다.
이때 시작한 게 저축은행이다. 제주도에 기반을 둔 상호신용금고를 인수해 금융업에 뛰어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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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마침 상호신용금고는 저축은행으로 명칭이 바뀌었고 사업도 급속도로 번창했다. 1999년 인수한 후 13년 만에 자산 2조원, 업계 10위 규모의 대형 저축은행으로 키웠다.
하지만 고속 성장의 이면에는 부실이 있었다. 금감원 검사 결과 부채가 자산을 무려 3177억원이나 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금감원은 이 과정에서 각종 불법 대출에 개입한 정황도 포착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