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시티 vs SLS' 의혹은 닮은꼴, 수사 결과는?

머니투데이 서동욱 기자 2012.04.30 14: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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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검 중수부가 수사에 속도를 내고 있는 파이시티 인허가비리 사건이 올해 2월 종결된 SLS그룹 이국철 회장(49) 사건과 여러 모로 닮아 있어 수사 결과에 더욱 관심이 쏠린다.

우선 두 사건 모두 '내가 피해자'라는 장외 폭로전이 의구심을 증폭시켰다. 파이시티 이정배 전 대표(55)는 언론 인터뷰를 통해 사업권을 강탈당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국철 회장은 기자회견에서 억울함을 호소한 바 있다.



'사업자 →브로커 →정권실세'로 이어지는 로비사건의 전형적 프레임을 보이고 있다는 점도 닮은꼴이다. 파이시티 사건에는 이동율 DY랜드건설 대표(61·구속)가, 이 회장 사건에는 문환철 대영로직스 대표(43·구속기소)가 각각 브로커 역할을 했다.

"유력자들의 입김으로 사업권(회사)를 빼앗겼다"는 주장 역시 비슷하다. 이 전 대표는 실세들의 입김으로 사업권이 넘어간 것이라 강변하고 있고, 이 회장은 SLS그룹 워크아웃 과정에 정부의 입김이 작용했다고 호소했었다.



이 회장 사건은 싱겁게 끝났다. 서울중앙지검 특수3부는 지난 2월 수사결과를 발표하면서 "현 정권 실세와 검찰 고위층에 전방위 로비를 했다"고 주장한 이 회장의 로비는 실패했다고 결론 내렸다.

관심을 끌었던 이상득 당시 새누리당 의원의 개입 여부에 대해서는 "별도 사건으로 보고 수사를 계속 하겠다"고 설명했다. 사실상 이 의원 관련 의혹을 밝혀내지 못한 것으로 이 의원실 계좌에서 나온 '7억원'의 자금 출처 수사는 저축은행합동수사단에 넘겼다.

이 회장이 마련했다는 로비자금 60억 원의 경우 이 회장의 주장과 달리 40억원만 실체가 확인됐다. 40억 원 중 30억 원이 대영로직스로 건네졌다. 이 가운데 6억5000만 원은 박배수씨가 로비자금으로 받아 부동산과 주식 등을 사는 데 사용한 것으로 조사됐다.


결국 이 회장과 이상득 의원의 전 보좌관 박배수씨, 문환철씨, 신재민 전 문화체육관광부 차관, 사업가 이치화씨 등 5명이 구속 기소됐다.

파이시티 사건은 최시중 전 위원장과 박영준 전 지식경제부 차관을 직접 겨눈다는 점에서 이 회장 사건에 비해 고강도로 진행되는 모습이다.



이런 차이는 죄의 경중이나 혐의사실에 대한 명확성 등 사건의 내재적 성격이 달라서일 수 있다. 실세로 거론되는 인사들의 '급수'차이일 수도 있다.

파이시티 사건의 최대 관심은 이번 수사가 2007년 대선자금 수사로 이어질 지 여부다. 중수부는 단순 인허가비리로 선을 긋고 있지만 로비자금의 기착지가 대선자금으로 연결되는 정황이 나온다면 수사하겠다는 입장이다.

닮은 듯 다른 두 사건이 중수부의 최종 수사결과 발표 이후에는 어떤 차이점을 보일지 주목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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