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H·SH공사도 '아파트 다이어트' 나섰다"

머니투데이 민동훈 기자 2012.04.27 0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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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택 다운사이징 열풍]안팔리는 중대형→팔리는 중소형 '설계 변경'

 최근 중소형주택의 인기가 높아지면서 민간건설사들은 물론 한국토지주택공사(LH)와 SH공사 등 공기업들도 공급면적을 줄이는 이른바 '다운사이징'에 나섰다.

 서울 은평뉴타운 등 수도권 주요 택지개발지구에서 85㎡(이하 전용면적) 초과 중대형아파트들이 무더기로 미분양되는 등 고전을 면치 못한 게 소형으로 설계변경에 나선 이유다.



"LH·SH공사도 '아파트 다이어트' 나섰다"


◇장사 안되는 골칫덩이 중대형 '퇴출'
2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LH는 전국 21개 사업지구 총 48개 블록에서 85㎡ 초과 중대형을 60~85㎡ 이하 중소형으로 설계를 변경하는 작업을 진행 중이다. 이를 통해 기존 85㎡ 초과 중대형 2만7195가구는 60~85㎡ 이하 중소형 2만9743가구와 85㎡ 초과 5669가구로 바뀌면서 공급가구수도 30.2%(8217가구) 늘어났다.

 2차 보금자리지구인 구리 갈매지구 C-1·2블록은 기존 85㎡ 초과 1531가구를 쪼개 60~85㎡ 이하 858가구와 85㎡ 초과 857 등 1715가구로 변경됐다. 하남 미사지구 A33블록은 당초 85㎡ 초과 431가구를 전량 60~85㎡ 이하 851가구로, 군포 송정지구 C-1블록은 85㎡ 초과 608가구가 60~85㎡ 이하 353가구와 85㎡ 초과 351가구로 바뀌었다.



 SH공사도 최근 서울 구로구 항동보금자리지구와 강남 내곡 및 세곡보금자리지구 등에서 중소형으로 설계변경을 진행했다. 기존 101㎡ 일반분양 물량을 60㎡ 이하로 돌려 소형주택과 임대주택을 추가로 확보한 것이다.

◇임대도 수요가 많은 중소형이 '효자'
이처럼 공기업들이 중소형으로 설계변경에 나선 이유는 과거 호황기에 대거 공급한 대형평수들이 최근 인기가 떨어지면서 대거 미분양돼 사업성을 떨어뜨리는 주범으로 전락해서다.

 실제로 LH는 신공덕동 마포펜트라우스 중대형 50가구를 최초 분양시보다 16%가량 할인된 가격에 내놨다.


 SH공사도 은평뉴타운과 마천지구 1단지, 신정3지구 등에서 발코니 확장 무료, 특별선납할인 조건 등으로 할인분양에 나섰다.

 LH는 주택시장이 실수요자 위주로 재편되면서 중소형의 인기가 높아진 점도 설계변경의 이유로 꼽았다. LH 관계자는 "가구당 구성원수가 줄어들고 발코니 확장 등을 통해 실거주 면적이 늘어나면서 중소형으로도 충분히 수요를 맞출 수 있다"고 설명했다.

 SH공사의 경우 박원순 시장이 취임한 후 소형 임대주택 확보공약에 따라 설계변경을 적극 진행하고 있다. 서울시 계획에 따라 2020년까지 전용면적 50㎡ 이하 소형 30만가구 공급목표를 맞추기 위한 조치다.

 전문가들은 대형평수가 가격 하락을 주도하면서 더이상 시세차익을 기대하기 어려운 데다 대출이자나 관리비 등 주거비용이 적게 드는 점도 중소형을 선호하는 이유로 꼽았다. 만에 하나 미분양되더라도 임대로 쉽게 전환할 수 있다는 점도 설계변경에 나선 이유다.

 부동산써브 함영진 실장은 "가구 규모 축소, 중대형 가격 상승에 대한 기대감 하락 등의 이유로 중소형 수요가 크게 늘었다"며 "은평뉴타운 등의 사례에서 보듯 중대형의 미분양 우려가 큰 상황에서 사업성을 높이고 주거복지를 동시에 실현하기 위해 설계변경에 나선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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