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림건설은 지난해 통화옵션상품 손실로 1700억원을 웃도는 대규모 당기순손실을 기록, 자본잠식 상태에 빠져 채권은행의 추가 도움 없이는 자체 회생이 어려운 상황에 처했다. 이런 가운데 채권은행들 간 출자전환 여부를 놓고 이견을 좁히지 못하고 있어 정상화까지 험로를 걸을 것으로 보인다.
![[단독]우림건설, 작년 1700억대 순손실…법정관리 '기로'](https://thumb.mt.co.kr/06/2012/04/2012041918283992764_2.jpg/dims/optimize/)
워크아웃에 결정타로 작용한 카자흐스탄 아파트개발사업 등 해외건설이 또다시 발목을 잡았다. 자본잠식으로까지 이어진 대규모 손실의 원인은 통화옵션상품 '스노볼'(Snowball)에서 발생했다.
우림건설은 과거 카자흐스탄 등 해외건설사업 과정에서 환변동 위험을 피하기 위해 스노볼에 투자했으나 고환율로 인해 1000억원대 손실을 본 것으로 알려졌다. 우림건설 관계자는 "수년 전 가입한 스노볼로 손실을 입었고 지난해 이를 재무제표에 반영했다"며 "영업상 일어난 손실이 아니어서 억울한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채권은행들은 2009년 워크아웃 이후 2차례에 걸쳐 1000억원을 지원한 바 있어 추가 투자에 부담을 느끼고 있다.
주채권은행인 우리은행은 채권의 86%인 6200억원을 우림건설 주식으로 바꾸는 출자전환과 430억원의 신규자금을 지원하는 방안을 제시했으나 KB국민은행을 비롯한 다른 채권은행들의 반대로 합의점을 찾지 못하고 있다. 지난 18일 은행 실무자들이 모여 출자전환 여부를 논의했지만 입장차이만 확인한 채 마무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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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림건설은 최대주주 심영섭 회장 등의 지분을 100% 무상감자하기로 했으나 일부 은행에서 오너가 추가적인 '성의'를 표시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현재로선 채권은행들마다 지원규모에 대한 이견이 커 합의점을 찾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이번주에 다시 모여 재논의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채권은행들이 끝내 합의를 도출하지 못할 경우 우림건설은 워크아웃에 들어간 지 3년 만에 법정관리로 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