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텔인수' 350억 대박 올라웍스, 알고보니…

머니투데이 조성훈 기자, 이학렬 기자 2012.04.17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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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진대제펀드·인텔캐피털 공동투자한 올라웍스, 인텔이 전격인수

↑ 류중희 올라웍스 창업자 겸 부사장↑ 류중희 올라웍스 창업자 겸 부사장


지난 2007년 진대제 전 정보통신부 장관이 설립한 스카레이크인큐베스트(SIC)와 인텔캐피털 등은 국내 한 벤처기업에 무려 400만달러(37억 5000만달러)를 투자했다.

당시 투자대상 기업은 이름조차 생소한 올라웍스였다. 진대제의 SIC가 선택한 첫번째 투자대상이자 세계 최대 VC(벤처투자사)인 인텔캐피털이 선택한 올라웍스는 일약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



이 회사는 지난 2006년 한국과학기술원(KAIST) 출신 류중희 박사(현 부사장) 등이 설립한 기업이다. 당시 인터넷이나 컴퓨터, 휴대전화 등에 올린 사진을 얼굴별로 자동인식해 분류하는 기술로 잠재력을 인정받았다.

그 회사가 5년 만에 다시 대박을 냈다. 투자사였던 인텔이 올라웍스를 아예 인수한 것이다.



◇인텔, 올라웍스 전격 인수=인텔은 투자회사인 인텔캐피털을 통해 국내 벤처기업 30여곳에 투자했지만, 국내 기업을 직접 인수한 것은 올라웍스가 사상 처음이다. 특히 글로벌 기업이 국내 기업을 인수한 사례 자체가 극히 드물어 국내 모바일 기술 벤처기업에 대한 해외 인수합병 러시의 신호탄이 될지 주목된다.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인텔 본사가 올라웍스 경영진과 주주들로부터 지분 100%를 인수하고, 매수가는 350억원 안팎으로 알려졌다. 올라웍스는 경영진이 지분 65% 가량을 보유하고 알려졌으며, 조만간 인텔코리아로 조직이 통합될 것으로 전해졌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인텔이 올라웍스 기술에 관심을 보여왔었고 SIC 역시 엑시트(EXIT, 투자회수) 의사를 보여 기존 투자분을 인텔이 인수한 것 같다"면서 "확실하지는 않지만 전체 발행 주식의 절반가량으로 추정되는 류중희씨 등 창업자들 지분 역시 넘긴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인텔인수' 350억 대박 올라웍스, 알고보니…
올라웍스는 연구개발을 거듭해 얼굴 인식, 이미지 인식 기술면에서 세계적인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삼성전자의 갤럭시폰을 비롯해 LG전자, 팬택, HTC 등의 스마트폰 제조사에 관련 기술을 제공하고 있다. 가령 웃는 얼굴을 감지해 사진을 촬영하는 게 이 회사의 대표적 기술이다.

앞서 스캔서치, 뽀로로 카메라 등 모바일 오픈 마켓에도 진출해 호평을 받았으며 지난 2010년 머니투데이와 방송통신위원회가 개최한 '대한민국 모바일앱어워드' 우수상을 수상한 바 있다.

지난 2월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모바일월드 콩그레스'에서는 머리를 움직여 조작할 수 있는 포토 내비게이션 기술을 선보여 주목을 받기도 했다. 네이버와도 제휴해 사진에서 특정인의 얼굴을 자동 추출해 인물별 앨범을 생성하는 서비스도 제공한다.

◇인텔, 칩셋에 토종 모바일 기술 탑재될 듯=인텔은 올라웍스에 지속적인 관심을 보여왔다. 지난해부터 올라웍스의 얼굴 및 동작인식 기술을 인텔 프로세서에 탑재하는 방안을 협의해왔다.

가령 얼굴인식기술을 칩셋에 원천 적용하면 모바일 기기의 잠금을 풀거나 자동차의 도난을 방지할 수 있다. 또 얼굴 움직임만으로 기기를 조작하는 것은 물론, 얼굴인식 결과에 따른 개인화 서비스도 제공할 수 있어 모바일 서비스에 새로운 지평을 열 것으로 전망된다.

앞서 인텔측은 "얼굴인식과 동작인식 기술을 모바일 칩셋에 적용해 새로운 인터페이스를 개발할 것"이라고 밝혀왔다.

이번 인수로 국산 기술이 인텔의 칩셋기술 전면에 반영될 가능성도 열린 셈이다. 게다가 국내 기술기업을 해외기업이 인수한 드문 사례인만큼 구글, 페이스북, 아마존,퀄컴 등 해외IT기업들이 국내 벤처에 눈을 돌리는 좋은 선례가 될 것이라는 분석도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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