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상異몽? 동상三몽!' 세종시 교육 어디로?

머니투데이 교육팀 2012.04.12 10: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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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수당 시장-보수 교육감-진보 의원' 당선…전교조 약진도

4·11 총선 결과, 교육계의 관심이 모아졌던 세종시 첫 교육감은 보수 성향의 신정균 후보(62)가 당선됐다.

세종시 교육감 선거는 '보수 후보 다수, 진보 후보 1명'의 구도로 치러져 지난해 서울 교육감 선거와 판박이가 될 것이란 전망이 많았다.

하지만 결과는 서울과 반대였다. 신 후보가 다른 3명의 보수 후보들은 물론이고 진보 진영의 최교진 단일 후보까지 눌렀다. 충남 지역에서 초·중·고·대학을 나오고, 고향에서 교사부터 교육장까지 30여 년간 한 우물을 판 '토박이' 경력이 유권자들의 마음을 움직였다는 게 대체적인 분석이다.



신 후보는 이번 선거에서 △모두가 만족하는 교육 △안전하고 행복한 학교 △교육비 부담 감소 △전국 최고의 명품 교육도시 건설 △시민과 소통하는 교육 등 5대 공약을 제시했다.

그러나 주변 환경이 이런 공약들을 이뤄내는 데 최적화됐다고 보기는 어렵다. 세종시에도 서울시처럼 보수-진보 구도가 형성됐기 때문이다.



세종시 초대 국회의원은 민주통합당의 이해찬(59) 후보가 당선됐다. 이 당선자는 김대중 정부, 노무현 정부에서 장관 및 국무총리를 지낸 거물 인사다. 전교조(전국교직원노동조합) 합법화를 주도했고 '이해찬 세대'라는 신조어를 만들어 낼 만큼 교육정책에 있어 진보 성향이 강해 교육감과 대립각을 세울 가능성이 크다.

그나마 시장이 보수 인사인 점은 유리한 업무환경이다. 세종시 초대 시장에는 자유선진당의 유한식 후보(62)가 당선됐다. 유 후보는 신 후보와 마찬가지로 연기군 농업기술센터 소장, 연기군수 등을 지낸 '토박이' 인사다. 다만 친정인 '자유선진당'이 몰락한 상황이어서 어깨에 얼마나 힘이 실릴 지는 의문인 상황이다.

교육과학기술부 관계자는 세종시 선거 결과에 대해 "정치적인 부분을 떠나 교육만 놓고 보면 '명품 교육도시' 추진에 걸림돌이 없다고 본다"며 "신 후보의 공약들은 보수, 진보를 떠나 모두가 공감하는 공약들이 다수이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실제로 신 후보와 유 후보는 "명품 도시 건설을 위해서는 누구와도 협력할 수 있다"는 입장을 견지해 왔다.


한편, 이번 선거에서는 전교조의 약진도 눈에 띈다. 비례대표로 정진후(통합진보당), 도종환(민주통합당) 등 2명의 의원을 배출했기 때문이다.

정진후 당선자는 1988년 교직에 입문해 전교조 활동을 하며 세 차례 해직을 겪었다. 2009년부터 2년간 전교조 위원장을 지낸 바 있다. '접시꽃 당신'의 시인 도종환 당선자도 전교조 출범 초기 지부장으로 활동한 적이 있다. 이들은 지난해 지방선거에서 당선된 진보 성향의 교육감들과 공감대를 형성할 것으로 보인다.



보수 성향인 교총(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 인사 중에 19대 국회에 입성한 인물로는 이군현 새누리당 의원이 있다. 2001년부터 2004년까지 교총 회장을 지낸 이 의원은 경남 통영시 고성군에서 공천을 받아 3선에 성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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