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봉 5000만원 인데도.. 인기 '뚝' 이 직업 왜?

머니투데이 김성호 기자 2012.04.14 06: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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펀드매니저, 시장침체 속 자격증 응시자 급감..애널리스트는 인기 '쑥'

한 때 잘나가던 펀드매니저의 인기가 뚝 떨어졌다. 취업 준비생은 물론 같은 업종에 종사하는 증권 맨에게까지 선망의 대상이었던 이들이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펀드시장 침체와 함께 관심 밖으로 밀려나고 있는 것.

반면 같은 기간 주식시장은 빠른 회복세를 보이고 개별 종목에 대한 관심이 커지면서 애널리스트 및 주식관련 종사자들의 인기는 되살아나는 모습이다.



◇펀드매니저 자격증 응시자 급감=금융투자협회 및 증권업계에 따르면 최근 3년간 증권관련 자격증 실태를 분석한 결과 지난해 투자자산운용사 자격증 시험 응시자는 9755명으로 2009년 1만7118명보다 43%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 국내에서 펀드매니저로 활동하기 위해선 투자자산운용사 자격증을 취득해야 한다.

세대별로는 취업준비생들이 밀집돼 있는 20~30대 응시자가 크게 줄었다. 2009년 1만295명으로 가장 많은 응시율을 기록했던 20대는 지난해 4360명으로 절반 이상 줄었으며, 30대 역시 같은 기간 5303명에서 3911명으로 감소했다. 그러나, 6명에 그쳤던 10대 응시자는 14명으로 증가했다.
초봉 5000만원 인데도.. 인기 '뚝' 이 직업 왜?


펀드투자상담사 자격증 응시자도 크게 줄었다. 지난해 펀드투자상담사 자격증 응시자는 7만3808명으로 지난 2009년 27만3291명보다 72% 감소했다. 10대 응시자가 1564명으로 무려 1879%나 증가했지만 20대, 30대, 40대 응시자가 급감했다.



이에 반해 증권사 애널리스트가 되기 위해 기본적으로 취득해야 하는 금융투자분석사 자격증 응시자는 증가했다. 지난해 금융투자분석사 자격증 응시자는 1985명으로 전년도 969명에 비해 무려 104%나 증가했다.

2009년 1230명을 기록했던 금융투자분석사 자격증 응시자는 이듬해 969명으로 감소했으나 지난해 주식시장 붐과 함께 응시자가 다시 늘어났다.

세대별로는 20~30대 응시자가 크게 늘었다. 20대의 경우 2009년 760명이 응시한데 반해 지난해는 1256명이 응시해 65% 증가했고, 30대도 같은 기간 380명에서 604명으로 58% 늘어났다. 또, 40대는 65명에서 93명, 50대는 19명에서 21명, 10대는 3명에서 9명으로 각각 늘어났다.


또, 증권투자상담사 자격증 응시자도 지난해 3만1043명을 기록해 2009년 3만999명 보다 소폭 늘어났다. 20대 응시자가 줄었지만 10대 및 30~40대 응시자가 늘어난 것이 주효했다.

◇시장상황 따라 인기도 반전..연봉 차이도 커=이처럼 펀드와 주식관련 종사자들의 희비가 엇갈린 것은 시장상황과 무관치 않다는 게 전문가들의 전언이다.



실제로 펀드시장은 2008년 미국 발 금융위기 이후 급속도로 침체됐다. 위험자산 투자로 대규모 손실을 본 펀드들이 잇따라 송사에 휘말리면서, 투자자 신뢰를 상실한 것. 특히 해외펀드의 경우 수익률까지 회복되지 못하면서 신규자금은 커녕 연일 자금이 빠져나가고 있는 실정이다.

실제로 올 들어 국내 주식형펀드에선 6조원 이상이 빠져나갔고, 해외 주식형 역시 1조원이 넘는 자금이 이탈했다.

이에 반해 주식시장은 2008년 8월 미국발 금융위기로 출렁였던 증시가 빠른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물론, 지난해 8월 유럽 금융위기로 다시 한차례 급락세를 겪었지만 올 들어 곧바로 2000선을 회복하며 쾌속 질주 중이다.



여기에 애널리스트와 펀드매니저의 적잖은 연봉 차이도 인기도를 가르는 척도가 되고 있다.

증권사가 자산운용사보다 자산규모가 큰 만큼 애널리스트 연봉이 펀드매니저 연봉을 앞서는 것은 당연하지만 최근들어 그 격차가 커지고 있는 실정이다.

실제로 초임 애널리스트의 평균 연봉이 6000~7000만원 정도인데 반해 펀드매니저는 4000~5000만원 수준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그러나, 스타 애널리스트 및 펀드매니저는 상황이 조금 다르다. 통상 스타급 애널리스트의 연봉이 적게는 1억원 많게는 수억원에 달하며 펀드매니저 역시 기본급에 인센티브를 합치면 억대 이상이라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 그러나, 최근 펀드시장이 침체되면서 스타 펀드매니저라고 해도 억대 연봉을 받기가 쉽지 않은 실정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애널리스트는 별다른 인센티브가 없는데 반해, 펀드매니저는 시장 상황에 따라 적잖은 인센티브를 받는다"며 "최근 펀드시장이 침체되면서 펀드매니저들의 인센티브가 줄다보니 연봉 격차가 더욱 벌어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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