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 '정치1번지' 혈투…웃을 정치 거물은

머니투데이 김세관 기자 2012.04.08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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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선 격전지를 가다]청주 상당 새누리 정우택 vs 민주 홍재형

청주상당은 충북의 정치1번지로 불린다. 67만 명의 인구가 살고 있는 충청북도 도청소재지라는 현재의 모습이 바로 상당구에 뿌리를 두고 뻗어 나갔기 때문이다.

홍재형 민주통합당 충북 청주상당 후보홍재형 민주통합당 충북 청주상당 후보


그래서 각 정당은 전통적인 청주의 모습을 간직한 상당에 경쟁력 있는 지역 정치 거물들을 국회의원 후보로 내세우며 선거 때마다 치열한 접전을 치르고 있다. 이번 총선에서 민주통합당은 경제부총리와 청주상당에서만 16·17·18대 의원을 지낸, 현 국회부의장 홍재형 후보에게 4선 도전의 기회를 부여했다.



새누리당도 충북 증평·진천·괴산·음성에서 15.16대 국회의원을 지내고 해양수산부 장관과 충북도지사를 역임한 정우택 후보를 내세우며 맞불을 놓았다.

청주 상당구는 청주의 명동으로 불리는 '성안길'을 끼고 있는 중앙동과 성안동, 그리고 자연부락과 오래된 아파트들이 밀집해 있는 우암동·내덕1·2동·율량·사천동, 그리고 신축 아파트 단지인 용암1·2동 등 청주를 관통하는 무심천 남부를 아우른다.



20여 년 전까지만 해도 청주의 중심으로 불리며 상권이 활발한 지역이었지만 주거지와 상권이 무심천 북부인 신시가지 흥덕구로 서서히 옮겨가면서 최근 도심 공동화 현상이 심각하다.

이에 따라 양당 후보는 도심 공동화 해소와 상권 활성화를 주요 공약으로 내세워 지역 표심공략에 나서고 있다.

여론조사 결과는 정 후보가 지난 2월부터 줄곧 앞서고 있다. 지난 3월28일 중앙일보가 발표한 여론조사 결과에서는 정 후보가 36.2%의 지지율로 홍 후보(31.7%)를 앞선 것으로 나타났으며, 5일 헤럴드경제 여론조사 결과에서는 39.8%대 30.6%로 꾸준한 지지율 격차를 보이고 있다.


정우택 새누리당 충북 청주흥덕 후보정우택 새누리당 충북 청주흥덕 후보
그러나 정 후보측은 긴장의 끈을 놓지 못하고 있다. 지난 2010년 6.2 지방선거에서 도지사 재선을 노렸던 정 후보는 10%포인트까지 이시종 현 지사(민주당)와 지지율을 벌렸지만 당시 논란이 됐던 세종시 백지화 역풍으로 본선에서 고배를 마신 경험이 있기 때문이다.

정 후보측 선거캠프 관계자는 "여론조사에서 앞서고 있는 것은 맞지만 지난 2010년 지방선거에의 경험이 있기 때문에 지지율을 100% 신뢰하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여론조사 결과에 연연하지 않는 것은 지지율에서 열세인 홍 후보 측도 마찬가지다. 지난 6일 청주 상당구 성안길 거리에서 만난 홍 후보는 "총선 여론조사는 민주당을 지지하는 젊은 유권자들의 표심까지 반영하기가 쉽지 않다"며 "참고는 하겠지만 뚜껑을 열면 지지율과는 다른 결과가 나올 것"이라고 자신했다.

이에 따라 홍 후보는 숨어있는 야당 성향의 유권자 지지율을 끌어 모으기 위해 MB(이명박 대통령)정권 심판론과 세종시와 연계된 지역 발전 방향을 앞세워 4선 의지를 불태우고 있다.

홍 후보는 "청주 상당을 발전시키기 위해서는 예산 확보가 필요하고 경제부총리를 역임해 예산 편성 구조를 잘 알고 있다"며 "세종시와 연계된 발전 방향을 모색해 지역균형 발전 인프라를 구축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충청권에서는 한 번도 배출하지 못한 국회의장에 도전해 충청권 발전에 이바지 하겠다"고 덧붙였다.

반면, 정 후보는 MB심판론을 견제하며 도지사 시절 24조원을 투자유치 했던 추진력을 내세워 낙후된 청주 상당 발전을 모색하고 있다.

이날 방송연설 차 방문한 지역 방송국에서 만난 정 후보는 "청주의 전통적 중심지였던 상당구에 유통과 주거환경을 접목시키는 도심 재생사업을 추진할 것"이라며 "서울의 구로처럼 아파트형 임대 공장을 지어 애니메이션과 인쇄 관련 사업을 들여와 일자리 창출 등에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더불어 그는 "민주당은 지역 발전 비전을 제시하기보다는 '정권심판론'을 앞세워 자신들에 대한 심판 여론을 호도하고 있다"며 "18대 총선에서 청주 지역 3개 선거구를 모두 민주당이 휩쓸었지만 발전된 것이 없다"고 말했다.

양 후보를 둘러싼 선거 환경이 팽팽하다보니 서로 간의 네거티브도 총선 쟁점으로 떠올랐다. 정 후보 측은 지난 12년 간 홍 후보가 지역을 해 놓은 일이 없다는 '무능론'으로 공세를 늦추지 않고 있으며, 홍 후보는 정 후보의 박사학위 논문과 성매매 의혹을 제기하는 등 '도덕성'에 의문을 제기하고 있는 상황이다.

청주 상당구 유권자들은 민주당에 대한 피로 혹은 MB심판론 등 네거티브 보다는 선거 명분에 따라 엇갈리는 모습이다.

청주 육거리 시장에서 유료 주차장을 운영하는 신 모(48)씨는 "의원 뿐 아니라 도지사, 시의원, 도의원도 모두 민주당인데, 특히 홍 의원이 특별히 해 놓은 것을 잘 모르겠다"고 말했다.

청주 석교동에 사는 윤 모(61)씨는 "홍 의원은 3선이나 했고 나이도 많다. 흥덕갑을도 민주당 의원들이 될 것 같은데 경쟁하며 발전할 수 있는 사람이 나와야 되지 않겠느냐"고 강조했다.

반면, 사천동에 사는 충북대 학생 김 모(25)씨는 "MB에 대한 심판이 필요하기 때문에 총선에서의 표로 말하고 싶다"고 강조했다.

부산 출신이지만 상당구에서 20년째 거주하고 있다는 이 모(55)씨는 "다 같이 잘 사는 사회를 만들기 위해선 야당 후보가 우리 지역 국회의원이 되는 것이 좋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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