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초 한 대학병원 장례식장. 특실 안 벽에 200여개 리본이 나란히 붙어 있었다. 특실에는 근조화환을 최대 10개만 둘 수 있는 탓에 200여개는 리본만 남긴 채 돌아갔다. 리본도 조의문구 없이 보낸 이의 이름과 직함이 적힌 한줄뿐이다. 이들 화환비용은 수천만원을 웃돌 것으로 추정된다.
'정희씨'의 기부는 윈윈구조다. ㈜좋은개발에서 김 부장의 승진 축하난(10만원 상당)을 '정희씨'에 의뢰했다고 하자. 김 부장에게는 난과 함께 농협 쌀 10㎏이나 해피빈 콩 200개를 기부할 수 있는 증서가 전달된다. 김 부장이 1개월간 이를 행사하지 않으면 '정희씨'는 좋은개발에 기부권리를 넘긴다. 좋은개발이 기부를 하면 세액공제도 받을 수 있다. 이런 과정은 모두 '정희씨'가 철저히 관리 감독하며 해피빈과 기부미디어 '기프토'(www.gifto.co.kr) 사이트를 통해 당사자들이 확인할 수 있다. '기프토'는 온라인 기부통장의 형태로 기부활동을 기록하면서 수혜단체의 감사메시지도 담아갈 계획이다.
기부가 이뤄지면 해피빈에 등록된 5400여개 공익단체는 '감사편지'와 나눔후기를 통해 기부자들과 자연스럽게 소통하게 된다. '정희씨'의 정식 오픈 전인 4일 오후 95개 공익단체가 쌀 등 곡식 후원을 요청했다. 그리고 8개 기관은 곡식 기부를 받은 뒤 블로그(해피로그)에 감사의 사진과 글을 올려놓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