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TE폰, 배터리먹는 하마 된 건, ○○때문?

머니투데이 이학렬 기자 2012.03.31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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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과 출신 기자의 IT 다시 배우기]②'데이터속도↑' LTE 기술 자체 문제·핸드오버 때문

편집자주 아는 만큼 보인다고 한다. IT도 마찬가지다. 기술적인 부문을 조금만 알아도 새로운 IT세상이 펼쳐진다. 고등학교 때 이과생이었던 기자, 대학교에서는 공학수학도 배웠다. 지금 다시 과거의 경험을 살려 새로운 IT 세상을 만나려 한다.

LTE폰, 배터리먹는 하마 된 건, ○○때문?


#최근 '갤럭시S'에서 '갤럭시노트'로 갈아탄 직장인 A씨. 예전보다 스마트폰을 더 많이 쓰지도 않는데 저녁때까지 배터리가 부족한 경우가 한두번이 아니다. 아이폰 사용자들이 왜 배터리를 두고 분통을 터뜨리는지 조금씩 이해하고 있다.

LTE(롱텀에볼루션) 스마트폰 사용자의 가장 큰 불만 중 하나는 배터리를 오래 쓰지 못한다는 점이다.



LTE폰이 '배터리 먹는 하마'가 된 것은 LTE 자체가 배터리를 많이 먹는 구조여서다. LTE는 빠른 속도를 위해 미모(MIMO) 기술을 적용한다. 미모는 전송 속도를 빠르게 하기 위해 기지국과 단말기의 안테나를 2개 이상으로 늘려 데이터를 여러 경로로 송수신하는 기술이다.

박남훈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이동통신기술연구부장은 "LTE는 미모 기술을 쓰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많은 안테나가 쓰이고 신호 증폭을 위해 많은 전력을 필요로 한다"며 "전력 소모 대부분은 미모 기술에 따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게다가 현재 LTE폰은 '3G+LTE' 통신칩을 사용한다. 3G만 지원하는 통신칩보다 전력소모가 많다는 얘기다. 관련업계 관계자는 "LTE가 아직 초기여서 LTE 통신칩 역시 최적화되지 않아 상대적으로 3G 통신칩보다 배터리 소모가 많다"고 설명했다.

LTE 서비스지역이 좁은 것도 배터리 소모가 빠른 이유다. 휴대폰은 하나의 기지국에서 다른 기지국으로 이동할 때(핸드오버가 발생할 때) 상대적으로 많은 배터리를 소모한다. LTE폰 사용자가 LTE가 서비스되지 않은 지역으로 이동하면 3G 신호를 수신하게 되는데 이때도 핸드오버가 발생한다.

관련업계 관계자는 "서울에서 부산까지 이동하면 휴대폰이 계속 기지국을 바꾸기 때문에 배터리 소모가 빠른 것처럼 LTE와 3G를 번갈아 수신하면 배터리 소모량이 많아진다"고 설명했다.


게다가 LTE 신호가 약한 곳으로 이동하면 신호를 잡기 위해 더 많은 전력을 소모한다. 애플은 "아이폰은 항상 휴대전화망 연결을 유지하려 하므로 전파가 약하거나 서비스가 되지 않은 지역에서는 전력을 더 소모할 수 있다"고 공지했다.

다만 이동통신사들이 LTE 서비스지역을 빠르게 늘려나가고 있기 때문에 핸드오버에 따른 배터리 소모는 줄어들 전망이다.

LTE폰의 배터리 소모를 줄이기 위해서는 LTE를 꺼놓는 방법 외에는 다른 방법이 없다. 애플이 아이폰과 아이패드의 배터리 소모를 줄이기 위한 방법으로 데이터 네트워크를 '끔'으로 설정하는 것을 제안한 것과 같은 이유다.

다만 현재 LTE폰은 LTE만 꺼놓지 못하기 때문에 이동통신망을 꺼놓아야 한다. 4G 이동통신망을 통해 데이터를 주고받지 못하는 불편함을 감수해야 한다는 의미다. 배터리 아끼자고 4G LTE폰의 이동통신망을 꺼놓는 게 무색해지는 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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