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소男' 강용석 출마, 마포 주민들 반응은?

머니투데이 구경민 기자, 김상희 기자 2012.03.25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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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선 격전지를 가다]마포을, 정청래 vs 강용석 vs 김성동

봄비가 내린 지난 23일 오전 7시. 비가 오는 다소 쌀쌀한 날씨에도 불구하고 새누리당 김성동 후보와 무소속 강용석 후보는 평소와 다름없이 각각 망원역, 월드컵경기장역에서 4·11 총선 유세 활동을 펼쳤다. 반면 현재 지지율 면에서 앞서고 있는 정청래 민주통합당 후보는 우천 관계로 출근길 선거 활동을 취소했다.

재래시장과 상가, 역 근처를 돌며 마포 주민들을 만나보니 강 후보와 정 후보에 대한 반응들이 극명하게 엇갈려 그야말로 격전지임을 실감할 수 있었다. 여기에 김 후보까지 가세한 3파전이 펼쳐지고 있는 마포을에서는 인지도를 어떻게 호감도로 바꾸느냐가 이번 총선의 관건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화성인' '아나운서 성희론 발언' '최효종 고소'..어쨌든 유명한 강용석 후보

강용석 무소속 후보가 지난 23일 오전 7시30분부터 월드컵경기장역에서 주민들에게 인사를 하고 있다. 강용석 무소속 후보가 지난 23일 오전 7시30분부터 월드컵경기장역에서 주민들에게 인사를 하고 있다.


18대에 금배지를 달았던 강 후보를 모르는 마포 주민은 흔치 않았다. 아나운서 성희롱' 발언으로 새누리당에서 제명당한 뒤 박원순·안철수·곽노현 등 '노이즈 마케팅'으로 인지도를 끌어올리는데 성공한 모습이었다.



강 후보의 출마로 마포을이 주목받으며 "강 후보가 나와 수치스럽다, 망신이다"라는 시각과 "오히려 패기 있다, 허경영과는 다르다, 솔직한 모습이 보기 좋다"는 주민들의 반응이 분분했다.

40대 직장인 여성은 "강 후보는 왜 또 나와 마포 망신을 시키는지 모르겠다"며 "안티를 너무 많이 만들었고 출마하지 말았어야 했다"고 말했다. 30대 남성 역시 "(강용석 후보 출마를)좋게 안 본다"며 "지난 선거 때는 좋게 봤는데 계속 논란을 일으키면서 이미지가 좋지 않은 쪽으로 바뀌었다"고 말했다.

반면 구설수에 휘말렸지만 능력이 있다는 주민들의 반응도 만만치 않았다. 70대 김 모씨는 "지난 18대 선거에서 강용석을 찍었는데 현재 논란들이 많지만 오히려 파워가 있고 패기가 있어 좋아 보인다"고 말했다.


20대 여성은 "개그맨 최효종을 고소 할 때만해도 안 좋게 봤는데 화성인 바이러스 나온 것을 보고 생각이 바뀌었다"며 "주위에서도 그걸 보고 호감으로 돌아섰다는 이야기를 많이 한다"고 말했다.

공인중개사인 마포 주민은 "구설수에 휘말렸지만 능력은 있다고 본다"며 "박원순 시장 아들 병역 의혹을 제기했는데, 박원순 시장이 잘못했다는 의미가 아니라 그렇게 해서 검증이 되는 것이고 검증이 되면 또 더 좋은 이미지가 생기는 것 아니냐"고 되물었다.

◆'마포토박이' '마포일꾼'..4년 만에 재도전하는 정청래 후보

정청래 민주통합당 후보가 자전거를 타고 마포지역 시장을 돌며 상인들과 얘기를 나누고 있다.정청래 민주통합당 후보가 자전거를 타고 마포지역 시장을 돌며 상인들과 얘기를 나누고 있다.
17대 국회의원을 지냈지만, 18대에서 강 후보에게 패했던 정청래 민주통합당 후보는 비장한 각오로 총선에 임하고 있다. 절치부심하며 지난 4년 간 지역구 바닥을 훑으며 마포토박이로서의 인식을 심었다.

정 후보는 "전철역 주변에서 주민들에게 인사하고 재래시장을 돌면 그들의 애로사항을 듣는 것 등은 지속적으로 해 온 일"이라며 "다른 후보들과 비교해 평상시 주민들에게 민심을 얻는 경험이 좋은 결실을 맺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인지도가 다소 떨어지는 김 후보와 강 후보에 비해 초반 지지율이 높게 나오는 것도 이런 요인이 작용했다는 게 정 후보의 자체 판단이다.

세탁소를 하는 50대 남성은 "17대 의원을 지냈고, 지난 4년 간 마포를 지지해왔기 때문에 그래도 정 후보가 당선될 것 같다"며 "인지도가 있고, 국회의원으로서도 검증이 된 것은 인정해야할 부분"이라고 말했다.

◆"상대 후보 인지도 높지만 올라갈 일만 남았다"..김성동 후보

김성동 새누리당 후보가 지난 23일 오전 7시부터 망원역에서 주민들에게 인사를 하고 있다.김성동 새누리당 후보가 지난 23일 오전 7시부터 망원역에서 주민들에게 인사를 하고 있다.
"기호 1번 김성동 입니다. 감사합니다." 비가 오는 날씨에도 망원역 2번 출구에서 흔들림 없이 큰 소리로 외치는 김성동 새누리당 후보. 젊은 층이 두터운 마포을에서 보수정당의 이미지를 극복하는 게 관건이다. 특히 강 후보와 정 후보보다 상대적으로 인지도가 떨어지는 것도 불리한 요소다.

지난 12일 중앙일보- 엠브레인 여론조사 결과 정 전 의원은 38.8%의 지지율로 선두를 지켰고, 김 의원은 17.2%로 2위를 기록하며 정 후보를 추격하고 있다. 강 의원은 6.4%에 그친 것으로 조사됐다.

18대 비례대표 의원인 김 후보는 김수한 전 국회의장의 아들이다. 지난해 국감 때 최우수의원으로 선정되는 등 성실한 의정활동을 인정받았다.

출근길에 만난 40대 여성은 "마포에서는 새누리당 지지세력이 약하고 첫 지역구 도전인 김 후보에 대한 인지도도 떨어진다"고 말했다.

김 후보에게 와서 먼저 악수를 건넨 50대 남성은 "교회 장로로 교인들은 그를 신사적인 이미지와 주위를 잘 챙기는 지도자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 후보는 "경쟁 후보들은 인지도 측면에서 강점을 갖고 있지만 그만큼 유권자들이 단점과 약점도 잘 알고 계실 것"이라며 "유권자들은 말만 앞세우는 정치인보다 성실하게 일 잘하는 국회의원을 원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선거일까지 시간이 남았기 때문에 최선을 다해 꾸준히 지지율을 높여나갈 것"이라며 "앞으로 올라갈 일 밖에 없다는 각오로 임해 정 후보를 이겨 선거에 당선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그들의 공약은..재래시장 육성과 문화 인프라 구축

후보자들의 공약은 크게 ▲홍대 문화지역 형성 ▲관광 인프라 구축 ▲재래시장 활성화로 요약된다.

정 후보는 "경의선철도부지 중 공덕~상암DMC 구간의 끊긴 1.4km를 공원화하겠다"며 "홍대는 상해의 난징루나 브뤼셀 광장처럼 문화특구거리를 조성해 패션 페스티벌 등 다양한 행사를 열겠다"고 말했다.

이어 "가장 시급한 지역현안인 합정역 인근의 홈플러스 입점 반대부터 처리할 것"이라며 "시장상인들의 생존권을 지켜내겠다"고 강조했다.

김 후보는 "상암동 지역 미디어 사업의 인프라와 홍대, 하늘공원, 노을공원, 한강공원 등을 중심으로 한 문화 관광인프라를 함께 갖출 것"이라며 "이런 점을 역동적으로 연계시켜서 마포을 지역을 획기적으로 발전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강 후보는 이번 총선공약으로 현역 시절 추진사업이나 현재 중단된 경의선 공원화 사업 마무리, 홍대 앞 '걷고 싶은 거리' 확장, 문화예술 거리 조성 등을 내세웠다.

그는 "낙후지역 개발과 홍대를 중심으로 한 문화 인프라 구축 등 지역사업에 대한 구상을 바탕으로 정면 돌파 하겠다"며 "상암DMC의 방송문화 콘텐츠와 홍익대의 문화 인프라, 노을·하늘공원 등의 관광인프라를 잇는 관광문화를 활성화 시키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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