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대 앞에서 30여년 동안 생활을 해온 장성환 디자인스튜디오203 대표는 홍대 앞에 대해 이 같이 말한다. 그리고 이 같은 다양한 홍대 앞의 문화를 전달하고 기록하기 위해 지난 2009년 6월 홍대 앞 동네 잡지 <스트리트H>를 창간했다. 이 잡지는 오로지 홍대 앞의 문화만을 전달하는, 홍대 앞에서만 만날 수 있는 무가 잡지다.
!["홍대 앞 문화, 여기에 다 있습니다"](https://thumb.mt.co.kr/06/2012/03/2012032217448119988_1.jpg/dims/optimiz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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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코디언 북 <홍대 앞 매력적인 카페 12곳> / 사진 류승희기자
◆세계에서 가장 정확한 홍대 앞 문화지도
<스트리트H>에는 매호 다른 주제의 홍대 앞 문화에 대해 소개가 된다. 그리고 매년 디자인을 바꾸었지만, 창간호부터 지금까지 변화 없이 들어가는 것이 있다. 바로 홍대 앞 지도다. 홍대 앞 문화를 기록하는데 이보다 더 좋은 것은 없기 때문이다. 이 지도는 장 대표를 포함한 스튜디오203 직원들이 직접 발로 뛰면서 일일이 확인해 제작된다. 카페가 새로 문을 열거나, 혹은 폐업이 되면 바로 체크해 지도에 반영한다. 처음에는 산울림소극장 – 상수역 – 합정역 – 홍대입구역 안에 있는 카페들이 소개됐지만 현재는 그 범위가 서교동, 당인리 화력발전소와 망원동까지 확대됐다. ‘홍대 앞’이 그만큼 넓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 지도에는 수백개가 넘는 카페들과 서점, 공연장, 갤러리, 클럽 등이 소개되고 있지만 딱 2가지는 빠져있다. 스타벅스 등 대형 프랜차이즈 커피숍과 술집이다.
“홍대 앞 카페들은 대부분 나름대로의 테마와 개성을 살리고 있습니다. 특히 카페 주인이나 단골손님에게는 전직이 수상한(?) 사람들이 많이 있습니다. 그러나 프랜차이즈 커피숍은 어디를 가나 똑같지 않습니까. 지역 아이덴티티를 찾을 수 없죠. 술집이 없는 이유도 마찬가지입니다. 술집에서 홍대 앞만의 문화를 찾을 수는 없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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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대 앞 카페를 사랑하는 장 대표는 올 초 <홍대 앞 매력적인 카페 12곳>이라는 아코디언 북을 내놓았다. ▲영업을 시작한 지 3년 이상 됐고 ▲홍대 앞 문화의 색깔에 잘 맞으면서 지역 커뮤니티의 장이 되는 곳 ▲홍대 일대 사람들의 호평을 받는 곳 ▲앞으로도 오래갔으면 하는 곳 등을 평가해 선정된 곳이다. 일러스트레이터 허경미 씨가 직접 방문해 그림을 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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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트리트H> 2월호에 실린 홍대 앞 지도 / 사진 류승희기자
◆홍대 만의 문화상품 개발이 목표
<스트리트H>는 공짜다. 올해 들어 처음으로 광고를 실었다. 그야말로 돈 못 버는 구조다. 그렇데 어떻게 이 잡지를 만들어 나가는 것일까. 다른 쿠폰북처럼 카페 등을 소개하고 일종의 광고비를 받는 것은 아닐까.
이에 대해 장 대표는 카페 등에서 광고비 등을 받는 일은 없다고 잘라 말한다.
장 대표는 “<스트리트H>는 수익사업이 아니다”며 “밥벌이를 생각하면 할 수 없는 사업”이라고 설명했다.
순수하게 장 대표가 사재를 털어서 만들고 있다. 오히려 일부 카페에서 “허락도 없이 왜 우리를 다뤘냐”며 시비를 거는 곳도 있다고 한다.
장 대표는 “<스트리트 H>로 돈을 벌려고 하면 너무 피곤하다”며 “쿠폰잡지로 만들고 싶은 생각은 전혀 없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장 대표는 <스트리트 H>가 쌓아놓은 콘텐츠를 기반으로 한 사업을 할 생각은 있다고 밝혔다.
장 대표는 “뉴욕하면 ‘I ♥ NY’이 생각나듯 홍대 앞도 대표할 수 있는 지역브랜드를 만들어내는 것이 목표”라며 “홍대 앞에 오면 홍대 앞만의 독특함을 만날 수 있는 문화상품을 개발하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