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양시장 양극화 언제까지

머니투데이 최윤아 기자 2012.03.29 1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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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위크]부산·세종시 '날고' 서울·수도권 '기고'

지난해부터 시작된 분양시장 양극화가 올 상반기까지도 이어지고 있다. 부산과 세종시는 청약불패 행진을 이어간 반면 수도권은 여전히 침체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것. 전문가들은 이 같은 현상이 올해까지는 지속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금융결제원에 따르면 지난 1년간(2011년 3월20일∼2012년 3월20일) 1순위 마감을 기록한 분양단지는 서울 25곳, 부산 22곳, 경남 18곳, 충남 14곳 등이었다. 그러나 분양단지 중 1순위 마감 단지비율은 부산(46%), 충남(42%), 경남(38%), 서울(37%) 순이었다.



1순위 마감 단지의 절대 개수는 서울이 가장 많았지만 분양물량을 감안하면 1순위 마감비율이 가장 낮았다는 의미다. 특히 경기도의 경우 지난 1년간 분양한 65개 단지 중 단 3개만이 1순위에서 마감하며 '건설사 무덤'임을 그대로 드러냈다.





◆'완판' 부산·세종시, 상반기까지 선방할 듯

지난해 청약열기가 뜨거웠던 부산과 세종시는 점점 더 열기가 고조되고 있다. 부산에서는 지난 3월22일 포스코건설의 '해운대 더샵 센텀누리'가 1순위 청약에서 최고 238대 1, 평균 43.7대 1의 경쟁률을 기록하며 전 주택형 1순위에서 마감됐다. '삼정 그린코아'·'협성 엠파이어'처럼 브랜드 파워가 약한 건설사의 분양 물량도 모두 1순위에서 주인을 찾았다. 분양시장이 침체라는 얘기는 부산에서 만큼은 통하지 않았다.

이 같은 호실적은 장기간 공급부족에서 비롯됐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부산 공급물량은 지난 2009년 1만972가구, 2010년 9760가구(부동산114 자료)로 다른 지역에 비해 부족한 편이었다. 자연히 지난해 청약에 수요자가 대거 몰렸고, 청약률이 고공행진을 하자 실수요자뿐만 아니라 외부 투자자들까지 유입됐다.

이기점 이삭디벨로퍼 홍보팀장은 "부산의 경우 공급물량이 많지 않았던 데다 해운대구가 높은 청약률을 기록하면서 열기가 고조된 것"이라면서도 "공급물량 과다와 집값 보합세를 이유로 부산도 '끝물'이란 우려가 나온 만큼 하반기에도 이런 추세가 이어질지는 두고 봐야 한다"고 말했다.


세종시 역시 부산 못지 않은 청약열기를 자랑한다. 지난 3월13일 청약일정을 마감한 '세종시 웅진스타클래스2차'와 '세종시 중흥S-클래스 그린카운티'를 제외하고는 모든 단지가 1순위 청약마감을 달성했다. 평균청약률도 두자릿수를 기록하고 있다.

세종시의 경우 9월부터 총리실 이전이 예정돼 있어 꾸준히 높은 청약률을 기록할 것으로 전문가들은 예상한다. 인근 대전의 3.3㎡당 집값이 900만원을 넘어서기 때문에 최소한 그 선까지는 집값이 상승할 여력이 있다고 판단하는 것이다.

임병철 부동산114 리서치 팀장은 "극동건설과 중흥건설의 경우 초소형이거나 임대여서 선호도가 다소 떨어진 것으로 보인다"며 "이 두 경우만으로 세종시 분양시장이 한풀 꺾였다고 보긴 힘들며 분양가가 상식 밖으로 오르지 않는 한 당분간은 세종시 열풍이 수그러들지는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경기 김포·인천 송도, 올해도 '캄캄'

반면 경기 김포와 인천 송도는 올 상반기까지 암흑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상태다. 지난 3월21일 청약일정을 마감한 김포 '래미안한강신도시2차'가 그 단적인 예다. 래미안 최초 중도금 무이자를 내걸고 3.3㎡당 분양가를 평균 930만원으로 '래미안한강신도시1차'보다 100만원가량 낮췄음에도 0.76대 1이라는 초라한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올 들어 처음 김포한강신도시에서 분양한 신규 아파트가 이처럼 저조한 성적을 내자 분양일정을 줄줄이 잡아놓은 건설사들도 긴장하고 있다. 올해 김포에서는 '롯데캐슬'(1136가구)과 '대우 푸르지오2차'(944가구) 등이 분양을 계획하고 있다.

박상언 유앤알컨설팅 대표는 "대형주택의 경우 미분양 우려가 없는 것은 아니지만 김포한강로 개통 등 교통여건이 개선됐고 올해 본격적인 입주가 시작돼 도시가 활성화될 수 있다"며 "조성초기였던 지난 2008년에 비해 여건이 나아진 만큼 대규모 악성 미분양에 시달릴 가능성은 적다"고 말했다.

송도 분양시장 역시 아직 회복이 덜 된 지역 중 하나. 지난 3월1일 '송도 더샵 그린워크 2차'와 '송도 아트윈 푸르지오'의 모델하우스가 동시 개관하며 분양시장에 군불을 지폈지만 성적은 각각 1.15대 1과 1.37대 1로 기대만큼 좋지 않았다. 때문에 전문가들은 지난해에 비해서는 분위기가 나아졌지만 아직까지 탄력받을 만한 상황은 아니라고 분석한다.

함영진 부동산써브 실장은 "송도는 청라·영종의 미분양 리스크가 있어 아직 바닥으로 보기 어렵다"며 "특히 입주물량 부담이 내년까지 있기 때문에 매매가가 더 하락할 가능성도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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