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속의 땅'이었던 중동, 이젠 '기회의 땅'으로

머니투데이 이군호 기자 2012.03.27 05:11
글자크기

[기획 - '제2의 중동 붐' 환상이 아니다]<1>'제2차 중동 붐', 1차와 어떻게 다를까?

편집자주 '약속의 땅, 중동.' 그곳에서 '제2의 중동 붐'이 일고 있다.1970년대 2차례에 걸친 석유파동 이후 막대한 오일머니를 벌어들인 중동 산유국들이 각종 인프라를 건설하면서 맞은 '1차 붐'에 이어 30여년 만이다. 1차 중동 붐이 각 산유국의 기본 인프라 건설에 집중됐다면 2차 붐은 산유국들이 석유 고갈 이후를 대비한 산업구조 개편과 거세진 민주화 바람을 희석시킬 국민들의 삶의 질 개선을 위한 인프라 건설에 초점을 맞췄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건설업계가 2차 중동 붐을 기대하는 이유다. 정부도 이같은 기조에 맞춰 카타르 국부펀드와 공조해 금융조달을 강화하고 인력 양성에 나서는 등 제2의 중동 붐을 대비하고 있다. 6회에 걸쳐 제2 중동 붐의 실체와 정부 및 업계의 대비책을 살펴본다.

'약속의 땅'이었던 중동, 이젠 '기회의 땅'으로


 '해외건설 전체 수주액 4836억달러 중 2882억달러.'

 국내 건설업계가 해외에서 따낸 전체 공사규모의 60%가 중동국가들로부터 수주했다. 연도별 비중도 △2007년 이전 58% △2008년 57% △2009년 72% △2010년 66% △2011년 50%로 모두 50%를 상회한다.

건설업계가 '유가 하락과 석유 고갈로 중동 산유국들의 발주가 급감할 경우 타격을 입는다'며 수주지역 다변화의 필요성을 강조한 이유가 이같은 높은 중동 수주비중에서 드러난다. 그만큼 그동안 우리 업체들에 중동은 '약속의 땅'이었던 것이다. 3000억달러에 가까운 중동 산유국의 오일머니가 우리 경제 도약에 쓰인 것이다.



 중동이 이처럼 약속의 땅이 된 건 1970년대 초반과 후반 석유파동 이후 고유가가 지속되면서 중동 산유국들에 막대한 오일머니가 쌓이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산유국들은 막대한 오일머니를 인프라 건설에 집중 투자했다.

그 결과 76년 25억달러였던 우리 해외건설 수주액은 81년 137억달러로 급증했고 80년대 초에는 미국에 이어 세계 2위의 해외건설 강국으로 급부상했다. 1차 붐 당시 중동 수주비중은 60~70년대 93.68%, 80년대 87.30%로 대부분을 차지했다.



당시 공사종류별로는 건축 46.94%, 토목 32.05% 등을 기록했고 플랜트는 14.13%에 그쳤다. 건설노동자의 임금과 기술경쟁력을 토대로 비교적 단순한 건설기술이 요구되는 도로공사를 중심으로 해외건설 수주가 이뤄져서다.

 1차 붐이 끝나고나서도 고유가가 지속되면서 중동 산유국들은 종전 건축·토목공사 중심에서 서서히 플랜트 발주비중을 높이기 시작했다. 석유가 고갈되거나 유가가 하락하면 경제불안이 불가피하기 때문에 단순 원유추출플랜트에서 원유를 가공하는 정유나 석유화학플랜트로 전환하는 등 산업구조 개편에 나선 것이다.

 자연스럽게 공종별 수주비중은 80년대 건축(45.64%) 토목(36.85%) 플랜트(12.19%) 순에서 90년대 플랜트(35.22%) 건축(32.84%) 토목(29.13%) 순으로 바뀌었다.


2000년대 들어선 플랜트 비중(64.72%)이 건축(16.51%)과 토목(14.29%)을 압도했다. 우리 건설사들이 제2의 중동 붐을 기대하는 것은 이처럼 중동 산유국들의 발주형태가 2010년대 들어 더욱 다변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최근 들어선 단순 정유·석유화학산업에 그치지 않고 다양한 제철플랜트를 건설, 연관산업을 육성하기 시작했다. 또 거세진 민주화 바람을 맞아 국민들의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한 주택이나 도로 및 철도 등의 인프라, 병원 등의 보건인프라 등으로 발주를 늘리고 있다.



국토부 관계자는 "2차 붐은 1차 붐과 달리 건설, 경제, 에너지·자원, 보건·환경, 과학기술 등 다양한 방면에서 협력이 가능하다는 점 때문에 기대감이 큰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기사의 관련기사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