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격경쟁력·우수한 수행…"전쟁에도 현장지켰다"

머니투데이 이군호 기자 2012.03.29 05: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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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 '제2의 중동 붐' 환상이 아니다]<3>중동을 텃밭으로 만든 저력

가격경쟁력·우수한 수행…"전쟁에도 현장지켰다"


 국내건설사들이 세계 최대 건설시장인 중동을 텃밭으로 만든 것은 가격경쟁력과 우수한 사업수행능력, 특유의 근면성과 신뢰를 우선시하는 국민성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여기에 정부의 적극적인 해외건설시장 진출 지원도 지금의 중동건설시장을 안방으로 만드는데 기여했다.

 그동안 중동시장에서 국내건설사들이 세계적인 기업들과 경쟁하기 위한 무기는 가격경쟁력이었다. 부족한 기술력을 가격으로 뒤집고 특유의 성실성과 원가경쟁력으로 공사기간을 맞추는 것은 물론 발주처가 원하는 품질의 결과물을 제공한 것이다. 플랜트의 경우 3개월가량 공정을 단축하면 수익률이 3~4% 향상되는 효과가 있다.



 우수한 사업수행능력을 보여준 건설사들의 활약상은 무수히 많다.

 현대건설 (30,050원 ▼250 -0.83%)이 완공한 '20세기 최대 역사' 사우디아라비아 주베일 산업항은 공사비가 10억달러였다. 당시 현대건설은 세계적 건설사 9곳을 제치고 최저가인 9억3114만달러에 따낸 후 한국에서 철구조물, 콘크리트 등 모든 자재를 가져다 쓰면서 공사비를 절약하고 공기를 단축했다. 발주처도 공사 품질에 만족했다.



 현대건설은 2005년 이란 사우스파에 총 26억달러 규모의 초대형 가스처리시설을 단일 플랜트 공사로는 세계 최단기간인 35개월 만에 성공적으로 준공했다. 당시 이란 하타미 대통령이 "사우스파 전체가 완공될 때까지 현대건설은 절대 이란을 떠나서는 안된다"면서 "이곳에 남아 나머지 공사도 모두 수행해달라"며 눈시울을 붉힐 정도였다.

 전쟁과 내전 등 위기상황에서 우리 건설사들은 신뢰를 보여주며 발주처와 네트워크를 끈끈히 했다.

 대우건설 (3,745원 ▼20 -0.53%)은 1986년 미국이 리비아를 맹폭할 때도 트리폴리와 벵가지에서 공사를 중단하지 않았다. 현대건설은 91년 걸프전이 한창일 때 이라크에 진출한 건설사 중 가장 늦게 철수했다. SK건설은 2003년 전후 이라크의 쿠웨이트 침공 당시 미국의 이라크군 폭격 때도 현장을 고수했다.


 지난해에는 리비아 내전사태에도 현대건설과 대우건설 관계자 79명이 남아 현장을 지켰다. 위기가 닥쳐도 현장을 포기하지 않는다는 의지를 발주처에 확인시킨 것이다.

 정부의 지원도 연이은 중동붐을 가능케 한 원동력이다. 1차 붐 당시 정부는 해외건설촉진법 제정(이하 75년 12월), 공동지급보증제 확립, 해외건설에 대한 법인세 50% 감면 등의 조세감면정책 등을 시행했다. 도급허가기준 제정(78년 9월), 자율조정제도(79년), 진출지역제한제도(80년 10월) 등 다양한 제도를 통해 정부가 시장에 개입해 해외수주를 늘리도록 했다.



 현재의 2차 붐도 정부가 적극적인 세일즈 외교를 통해 건설사들의 해외건설시장 진출을 지원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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