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리원전, 비상발전기 이상중에도 가동

머니투데이 백진엽 기자 2012.03.16 18: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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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고장났던 비상디젤발전기, 15일 점검에도 기동 안돼

지난달 전원공급 중단 사건이 일어난 고리 원자력발전소 1호기가 비상디젤발전기의 고장에도 불구하고 가동된 것으로 나타났다.

16일 원자력안전위원회에 따르면 사건 당시 기동되지 않은 비상디젤발전기가 현재에도 기동되는지에 대한 성능시험을 지난 15일 수행한 결과, 비상디젤발전기 내 솔레노이드밸브(비상디젤발전기의 기동을 위해 공기를 공급하는 밸브)의 고장으로 기동되지 않았다. 이는 지난달 전원공급 중단 사건 당시와 같은 원인이다.

문제는 이처럼 비상디젤발전기가 고장난 상황에서 원전이 가동됐을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고리 1호기는 4일까지 계획예방정비를 받고 5일부터 재가동을 시작했다. 이후 지난달 전원공급 중단 사건이 드러나면서 12일 가동을 중단했다.



즉 일주일동안 가동을 한 것이다. 현재 비상디젤발전기 고장이 지난달부터 이어진 것인지, 아니면 정상화됐다가 다시 고장이 난 것인지는 파악중이다. 만약 지난달 고장 이후 정비되지 않은 상태라면 문제는 심각하다. 비상디젤발전기가 정상인지 제대로 확인도 하지 않은 채 원전을 가동시킨 것이 되기 때문이다. 게다가 지난달 4일부터 이달 4일까지 원자력안전위원회, 원자력안전기술원 등이 계획예방정비를 했음에도 불구하고 이를 파악하지 못했다는 문제도 생긴다.

그렇지 않고 지난달 고장 이후 정비를 해 정상적으로 작동했다고 해도 문제가 없는 것은 아니다. 정황상 원전이 가동중인 5~12일 사이에 고장났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즉 언제부터인지는 몰라도 비상디젤발전기가 고장난 상황에서 원전이 가동됐다는 것은 변함없다.



게다가 전원공급 중단 사건이 터지지 않았다면 지금도 고리1호기는 가동되고 있을 것이다. 물론 비상디젤발전기는 고장난 상태로.

현재 원자력발전소의 비상디젤발전기는 한달에 한번 점검하고 있다. 즉 검사 당시 이상이 없어서 원자로를 가동시켰는데, 그 다음날 비상발전기가 고장이 난다면 한달동안은 비상발전기가 고장난 것도 모른 채 원자로가 돌아간다는 이야기다.

비상디젤발전기는 원자로의 주 전원 공급이 중단되는 비상시 대체로 전원을 공급하는 발전기다. 지난해 세계를 공포로 몰아넣은 후쿠시마 원전 사태도 주전원, 비상발전기 모두 작동이 안된 것이 원인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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