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떨어진다"…개포주공 심리적 저지선 붕괴직전

머니투데이 최윤아 기자 2012.03.19 04:46
글자크기

[거래 늘었다던 개포주공 가보니···]2단지 전용 25㎡ 4억대 붕괴 초읽기

"더 떨어진다"…개포주공 심리적 저지선 붕괴직전


 "거래가 늘었다고요? 여기 부동산 다 돌아다녀 보세요. 손님이 있나…."

 지난 16일 서울 강남구 개포동 개포주공2단지 A중개업소. 이곳 분위기는 재건축아파트 거래량이 소폭 늘었다는 통계와 거리가 멀어보였다. 앞서 지난 14일 발표된 '서울부동산정보광장 실거래현황'을 보면 2월 개포주공아파트 거래량은 모두 18건으로, 1월 거래량(10건)에 비해 배 가까이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이날 찾은 개포주공 1, 2단지 일대 부동산중개업소에서는 단 1명의 손님도 찾아보기 어려웠다. 심지어 전화벨 한 번 울리지 않았다.



부동산중개업소 관계자는 "지난해 12월 말이나 올 1월에 거래된 매물을 2월에 신고하는 경우가 많아 2월 거래량이 늘어난 것처럼 보이는 것"이라며 "통계와 현실의 '시차'일 뿐 요즘 거래는 단 1건도 없다"고 설명했다.

◇"소형 안 팔려 '중대형 갈아타기'도 힘들다"
최근 나타났던 '중대형 갈아타기' 움직임도 감지되지 않는다는 게 이 일대 중개업소의 설명이다.



B중개업소 관계자는 "재건축 후 중대형을 배정받을 수 있는 평수의 매매가 하락에다 서울시의 소형의무비율 50% 방침까지 겹쳐 (중대형으로) 갈아타고 싶어하는 소형 집주인도 많지만 정작 본인이 보유한 집이 팔리지 않아 이마저도 여의치 않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실제 이처럼 소형 배정 지분이 팔리지 않는 이유는 재건축사업 추진의 불확실성과 가격 상승에 대한 기대감 저하 때문. 일례로 전용 개포주공2단지 전용 25㎡를 매입하려면 시세 4억5000만원에 추가부담금 1억5000만원을 합쳐 최소 6억원의 자금이 들어간다.

이는 인근 도곡 렉슬 전용 59㎡가 현재 7억원 수준에서 거래됨을 감안하면 굳이 사업 추진이 불확실한 재건축아파트에 투자할 이유가 없다는 것이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체감경기가 금융위기 이전보다 더 나빠졌다고 지역 중개업계는 설명했다. 개포주공2단지 C공인 대표는 "2008년 2단지 전용 25㎡의 경우 3억원대로 떨어진 적이 있었던 점을 감안해 최근 '3억원대로 내려가면 연락달라'는 주문이 있다"고 귀띔했다.

현지 중개업계에 따르면 이같은 평수의 현 시세는 4억5000만원 선이지만 일부 중개업소에는 4억원 초반대에 급매물도 나와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서울시 정책방향이 바뀌지 않고 현재와 같은 거래중단 상황이 계속되면 조만간 4억원 붕괴도 불가피할 것이라고 중개업계는 내다본다.

◇거래없어 중개수수료 '반값' 할인
거래가 끊겨 전형적인 매수자 우위 시장이 형성되면서 중개수수료를 깎아 달라는 사례도 빈번하다고 지역 중개업소들은 설명했다.

D중개업소 관계자는 "개포주공1단지 전용 29㎡(시세 5억5000만원)를 거래 알선하면 법정 중개수수료는 200만원가량 받아야 하지만 100만원만 내겠다는 수요자들도 있다"며 "예전 같으면 이 정도 수수료를 받고 (중개알선을) 안했겠지만 요즘에는 '생계' 차원에서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아직 바닥 아니다" 전망 우세
이같은 침체국면은 당분간 이어질 수밖에 없다는 게 현지 부동산업계와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개포주공1단지 인근 E중개업소 관계자는 "투자금 규모가 커 원래 거래가 뜸한 대형과 달리 소형 배정 평수까지 거래 문의가 끊긴 것은 이례적"이라며 "재건축사업에 대한 투자자들의 신뢰가 그만큼 흔들리고 있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그는 현재 시세를 바닥이라고 보기 어렵고 당분간 추가 하락이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조민이 에이플러스리얼티 팀장도 "정책적 불안요소가 없어지기 전까지는 현재와 같은 침체가 계속될 것"이라면서 "다만 2008년 금융위기 당시 가격보다 하락할 지는 좀 더 두고봐야 한다"고 말했다.

이 기사의 관련기사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