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건설이 실현시키는 '세계 오일허브'

머니투데이 이군호 기자 2012.03.20 05: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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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 해외건설대상 국토해양부장관상 토목부문]현대건설 싱가포르 지하유류 비축기지

현대건설이 실현시키는 '세계 오일허브'


 거대 석유 비축기지를 건설해 세계 오일시장의 중심을 꿈꾸는 싱가포르에 주롱섬은 중요한 전략지역으로 꼽힌다. 이곳 주롱섬의 석유화학공업단지가 현대건설(사장 정수현·사진)의 시공역사에 2014년 등재된다.

 현대건설 (30,050원 ▼250 -0.83%)이 6억달러에 수주한 싱가포르 주롱 지하암반 유류 비축기지 1단계 프로젝트(JRC1)는 동남아 최초의 지하 유류 비축기지로, 2014년 5월까지 주롱섬 인근의 반얀 해역 130m 지하 암반에 150만㎥의 원유 비축기지(약 950만 배럴 규모)와 유조선 접안·운영시설을 짓는 공사다.



현대건설은 해외 지하 유류 비축기지 공사로는 처음으로 수주한 이 프로젝트를 통해 관련사업의 진출을 확대하는 발판을 마련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현대건설이 실현시키는 '세계 오일허브'
 비석유생산국가인 싱가포르는 이번 사업에서 중계 기능을 통한 부가가치 창출에 중점을 두고 있다. 미국 휴스턴, 유럽 ARA지역(암스테르담, 로테르담, 앤트워프)과 함께 세계 3대 오일허브가 됐다는 사실만 봐도 싱가포르의 지정학적 이점이나 범국가적 노력을 가늠해볼 수 있다. 이 같은 세계적 경쟁의 무대가 되는 곳이 바로 주롱 석유화학공업단지다.



 주롱섬은 1987년 오일허브로 개발될 초기에는 7개 분할된 자연섬이었지만 이를 싱가포르정부가 계획적으로 매립, 독립된 오일허브로 조성했다. 태평양과 인도양의 관문에 위치한 데다 주변에 한국, 중국, 일본과 같은 대량의 석유소비국들이 있다.

 주롱섬 내 기업들엔 법인세 5년간 면제와 '오일 트레이더 인센티브제도' 등 정책적 뒷받침이 돼 있어 주롱 석유화학공업단지는 세계 오일시장의 중심이 될 수 있었다.

 현재 싱가포르에 완공됐거나 건설 예정인 저장시설 규모는 1억8300만배럴 정도로, 이중 JRC1(Jurong Rock Cavern Project)이 담당하는 용량은 전체의 10% 정도인 1800만배럴에 달한다. 완공 후 담당할 저장용량뿐 아니라 싱가포르에선 처음으로 건설되는 지하 비축기지라는 점에서 현지인들의 기대가 크다.


 JRC1 현장은 크게 제품 입·출하와 관련된 지상부 시설공사와 지하 저장동굴 공사로 구분된다.

 지하 저장동굴 공사를 위한 130m 깊이의 수직 출입구 시공은 일본업체에 의해 임시공이 완료됐으며 현재 저장동굴과 제반 운영터널 공사가 진행되고 있다. 현대건설은 이중 950만배럴을 비축하는 저장동굴 공사를 수행하고 있다.



 지하 석유비축기지에서 가장 중요한 구조물 중 하나는 수벽고다. 이는 저장동굴 주위로 수압을 가해 저장동굴의 내용물을 안전하게 가두는 역할로 일명 '물커튼'(Water Curtain)으로 부른다.

↑현대건설이 시공 중인 싱가포르 주롱섬 지하 유류비축기지 현장 ⓒ사진제공=현대건설↑현대건설이 시공 중인 싱가포르 주롱섬 지하 유류비축기지 현장 ⓒ사진제공=현대건설
 JRC1 현장의 해저 비축기지는 13바(bar) 정도 자연수압과 충분한 지하수 공급을 기대할 수 있어 운영상 많은 장점을 갖고 있다는 평가다.

 현대건설은 그동안 중동 플랜트공사 중심의 편향된 수주에서 벗어나 동남아지역 고부가가치 토목공사를 잇따라 수주하면서 안정적 사업 포트폴리오를 구축하고 수익성 제고와 리스크 감소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는 데 성공했다.



 특히 싱가포르에선 지난 30여년간 이 나라 국토의 5%에 해당하는 면적을 도맡아 준설·매립하는 등 인연이 깊다. 81년 처음 진출한 후 지금까지 43개 발주처로부터 70건 105억3505만달러에 달하는 공사를 수주했다.

 지난해에는 △도심지하철 3호선(MRT-3·공사비 1억5340만달러) △럭키타워 재건축공사(1억3800만달러) △사우스비치 복합빌딩 개발공사(6억7180만달러) △아시아스퀘어타워2 복합빌딩(3억4530만달러)을 잇따라 수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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