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조 중동 붐'이 일던 1975년부터 1983년까지 9년간 우리나라의 중동 전체 수주액이 614억 달러였던 반면 지난 2010~2011년 2년간 수주액은 770억 달러에 달한다. 중동 붐이 다시 불고 있다'는 말이 무색하지 않을 정도의 실적이다.
중동 국가 대부분은 지난해와 올해 민생안정을 위해 현금 무상지급, 연료·식량 등 생필품 보조, 공공부문 급여 인상 등의 정책을 펼치고 있다. 사우디아라비아는 무이자 주택자금 대출에 360억 달러를 지원했으며, 쿠웨이트는 가구당 약 400만 원을 무상지급하기도 했다.
리비아, 이집트 등의 전후 복구, 재건 사업도 주요한 기회요인이다. 치열한 내전이 벌어졌던 리비아는 석유·가스, 건물·도로 등 인프라 복구 등 재건에 1200억 달러를 쏟아 부을 계획이다. 이집트도 2015년까지 75억 달러 규모의 33개 경기부양 프로젝트를 발주하는 동시에 서민주택 100만호 건설 사업도 시작한다.
다만 시리아, 예멘 등 일부 국가에서 시위사태가 지속되고 있는 것은 위협요인이다. 당장은 이들 국가의 경제활동 위축으로 파급효과가 제한되고 있지만 자칫 주변 국가로 전이될 경우 '중동 붐' 전반에 악영향을 줄 가능성이 크다.
이 시각 인기 뉴스
지난해부터 고공행진을 계속하는 고유가는 '양날의 검'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지금은 중동 산유국들이 재정지출을 확대할 수 있는 원동력으로 작용하고 있으나, 유가가 하락세로 돌아설 경우 재정여력이 축소되면서 각종 프로젝트가 취소·지연될 우려가 있다.
유럽 재정위기에 따른 국제 금융시장 위축 정도도 주시해야 할 위협요인이다. 일반적으로 유럽 대형은행이 중동 프로젝트 파이낸싱(PF)에 주요 역할을 맡아왔기 때문이다.
최근 대부분의 프로젝트는 개발 사업을 수주한 시행자가 필요한 자금을 조달하고 건설을 마친 후 설비를 일정 기간 운영해 수익을 환수하는 구조로 구성된다. 대형 프로젝트를 수주해도 PF를 통한 재원조달 방안을 마련하지 못하면 효과가 없다는 의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