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 중동붐' 불씨 살린다…팔 걷은 정부

머니투데이 전병윤 기자 2012.03.15 15: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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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동 발주 늘리자 韓업체 수주위해 제도·외교지원 잇따라 발표

정부가 '제2의 중동 붐' 불씨를 살리기 위한 풀무질에 나섰다. 오일머니를 발판으로 중동 산유국들의 건설공사 발주가 확대되자 정부는 국내 건설사의 수주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제도뿐 아니라 외교적 지원에 팔을 걷었다.

정부는 15일 제117차 비상경제대책회의에서 '해외 프로젝트 수주에 대한 금융지원 활성화 방안'을 마련, 건설사의 해외 수주를 위한 측면 지원에 나섰다.



정부는 연기금 등을 포함한 국내 자본과 중동의 국부펀드가 참여하는 5억달러 규모의 한·중동 플랜트펀드를 구성하기로 했다. 해외 건설 프로젝트가 날로 대형화되면서 입찰회사의 자금조달 경쟁력에 따라 수주 결과가 판가름 나는데 따른 대응책이다.
'제2 중동붐' 불씨 살린다…팔 걷은 정부


그동안 국내 건설사들은 시공 능력에 견줘 자금조달 능력이 부족해 경쟁력에 밀린다는 불만을 제기해왔다. 반면 신흥 경쟁국으로 부상하는 중국 뿐 아니라 일본, 프랑스 등 선진국 업체들은 자국 정부로부터 파이낸싱 지원을 받아 왔다.

지난 12일 권도엽 국토해양부 장관이 카타르 재무장관과 만나 우리나라 기업이 참여하는 해외 프로젝트에 카타르 국부펀드가 투자하는 방안을 추진하기로 합의한 것도 이런 배경 때문이다.



양국은 중장기적으로 우리나라의 글로벌 인프라 펀드와 카타르 국부펀드가 공동으로 출자한 펀드를 만들어 해외 투자개발형 사업에 함께 참여하는 방안도 검토하기로 했다.

이어 지난 13일 서울 신라호텔에서 열린 '제7차 한-이라크 공동위원회'에서는 이라크의 플랜트, 주택, 인프라 재건사업에 우리기업의 참여를 모색하는 방안이 논의되기도 했다.

사우디아라비아의 주택 50만가구 건설 사업도 정부의 외교 지원을 받는 사례다. 사우디는 자국내 '건설업 등급'을 받은 곳만 주택 건설사업에 참여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플랜트 공사를 주로 맡은 국내 건설사들은 '건설업 등급'을 받은 곳이 단 1곳 밖에 없을 정도여서 입찰 참여 자체가 불가능하다.


정부가 지난해부터 노력을 기울인 덕분에 국내 업체의 '건설업 등급' 적용이 면제되면서 물꼬가 트였다. 최근 국토부는 사우디의 요청으로 입찰에 참여할 국내 건설사 20곳을 추렸다. 다만 입찰 제한이란 빗장이 풀렸을 뿐 수주로 이어지는 건 아니다.

해외건설 확대를 위한 제도적 지원도 강화되고 있다. 정부는 이번 비상경제대책회의에서 해외건설 근로자의 소득세 비과세 한도를 올해부터 월 300만원(연 3600만원)으로 늘렸다. 연초 비과세 한도를 150만원에서 200만원으로 올린 데 이은 추가 확대 조치다.



정부는 인력난 해소를 위해 해외건설 현장 근로자에 대한 병역특례 확대를 추진하고 있다. 올해 해외 단기 실무교육 양성규모를 전년보다 1000명 늘린 3500명으로 확대했다.

국토부 관계자는 "올해 해외건설 수주 700억달러를 목표로 하고 다양한 지원 대책을 마련해 나가고 있다"며 "앞으로는 지금까지 내놓은 방안을 현실화시키고 실효성을 거두는 데 초점을 맞출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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