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로는 역대 선거에서도 어느 한 쪽의 '텃밭'이기를 거부했다. 지난 1988년 13대 총선 후 24년 동안 민정당·민자당·한나라당 후보가 당선됐다. 그러나 보수성향 강세 지역구라는 분석에 유권자들은 단호하게 고개를 젓는다.
지역내 소득수준에 따라 여·야 지지성향도 뚜렷하게 갈린다. 평창동·삼청동·부암동 등 청와대 주변 부촌(富村)은 선거 때마다 새누리당 지지세가 뚜렷하지만, 서민층이 주로 거주하는 동대문 인근의 창신동·숭의동·명륜동 등은 전통적으로 야당 득표율이 높았다.
![ⓒ홍사덕 새누리당 후보](https://orgthumb.mt.co.kr/06/2012/03/2012031111151670254_1.jpg)
여·야 대표급의 맞대결이지만 총선이 30여 일 앞으로 다가온 시점까지도 선거 분위기는 뜨겁지 않은 표정이다. 홍 후보 측 관계자는 "공천이 확정된 게 며칠 전이라 오늘(9일)에야 예비후보등록을 마쳤다"며 "주말부터 명함을 돌리면서 본격적으로 선거운동을 시작할 것"이라고 말했다. 홍 후보의 선거 구호는 '바람을 이기는 청렴 6선'으로 정했다.
일찌감치 후보로 낙점된 정 후보는 종로 출마를 선언한 올해 초부터 지역구 챙기기에 주력하고 있다. 거의 매일 출근길 인사를 통해 유권자들과 살을 맞대기 위한 노력을 이어온 것. 이날도 창신동·숭의동 유권자들을 만나며 '얼굴 도장찍기'에 나섰다. 선거 구호는 '종로 승리·정권 심판'으로 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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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이 합쳐 10선'을 자랑하는 경력 덕분에 종로에서는 '신인'이지만 지명도는 높았다. 탑골공원 인근에서 만난 정모씨(67)는 "홍 후보는 친박연대 때부터 주의 깊게 봐 왔다"고 말했다. 김모씨(54)는 "정 후보는 야당 대표도 하고 TV에 자주 나와서 잘 안다"고 말했다.
홍 후보에 대해서는 청렴한 이미지를 평가하는 의견이 많았다. 종로3가역 인근에서 만난 한홍태(72)씨는 "홍 후보가 인물이 낫다. 오래 정치하면서 남의 돈 안 받았고 감방에 간 적도 없지 않나"라며 "깨끗하고 도덕성에 흠결이 없는 사람"이라고 말했다. 동묘역 인근에서 만난 김모씨(63여·창신동)도 "홍사덕은 외모나 목소리를 보면 믿음이 가는 인물"이라고 평가했다.
![ⓒ정세균 민주통합당 후보](https://orgthumb.mt.co.kr/06/2012/03/2012031111151670254_2.jpg)
그러나 선거의 변수는 비단 '인물론', '정권심판론'에 그치지 않을 전망이다. 우선 여·야의 정치적 대결에 대한 피로감을 호소하며 '지역일꾼'이 없다는 불만을 터뜨리는 유권자도 적지 않았다. '종로의 아들'을 구호로 내세워 3선을 한 박진 의원 사례에 비춰볼 때, 지역구 발전 공약을 다듬는 게 부동층의 '표심잡기'에 필수라는 지적이다.
종로구민회관에서 만난 강모씨(54·여·창신동)는 "지역 연고가 있는 분이 좋다. 홍 후보와 정 후보 모두 다른 지역에서 오지 않았나"라며 "차라리 (새누리당 공천을 신청했던) 남상해 하림각 사장이 종로에서 오래 일했기 때문에 선호했는데 떨어져서 아쉽다"고 말했다.
한편 다음 주부터 선거운동에 본격 돌입하는 홍 후보는 "이번 선거는 친노 '폐족(廢族)'을 부활시켜 다시 국정 혼란을 초래할지, 아니면 국정을 안정시킬 수 있는 경륜 있는 정치세력을 지지할지에 대한 선택"이라며 야당의 '정권심판'론에 정면으로 맞설 계획을 밝혔다.
반면 정 후보는 "10·26 서울시장 보궐선거 당시 박원순 시장의 선대위원장을 맡으며 이 지역에서 많이 활동해 주민들이 친숙해하는 것 같다"며 "정치 1번지 종로가 한국 정치의 나아갈 곳을 선택해줄 것"이라며 선거 승리를 자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