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해군기지 건설을 위한 '구럼비 바위' 발파 공사가 시작된 7일 오후 민주통합당 한명숙 대표가 제주 강정마을 공사현장을 찾아 구럼비 바위 발파를 규탄하며 눈시울을 붉히고 있다. News1 오대일 기자
한 대표는 이날 오후 시위대와 경찰이 대치 중인강정교를 방문한 자리에서 "4.3사건의 아픔을 가슴에 안고 있는 제주도민에게 이러한 폭파를 통해 가슴에 폭탄을 던질 수 있는 것이냐"라며 "왜 우리나라는 정권이 국민의 목소리를 듣지 않는지, 정치를 하는 사람으로서 가슴이 먹먹하고 죄송할 따름이다"고 말했다.
또"갈등을 조정하고 갈등을 없애야 하는 대통령이 나서서 공사를 하라고 지시했다"며 이명박 대통령을 공개적으로 비판하기도 했다.
한 대표는 주민들과 만나기에 앞서 천정배 의원, 최재천 전 의원 등과 함께 구럼비 바위에서 연좌농성 중인 강우일 주교를 응원했으며 현장 방문 후에는 강정마을 의례회관으로 자리를 옮겨 주민들과 간담회를 가졌다.
제주해군기지 건설을 위한 '구럼비 바위' 발파 공사가 시작된 7일 오후 민주통합당 한명숙 대표가 제주 강정마을 의례회관에서 가진 주민 간담회를 마친 뒤 떠나는 차량에 오르자 한 마을 주민이 '마을을 떠나지 말라'며 길을 막고 있다. News1 오대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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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현장방문 중 일부 주민들은 한 대표를 보자마자 '여기가 어디라고 오느냐', '해군기지는 노무현 정부 때 추진 한 거 아니냐' 등의 비난을 쏟아내기도 했다. 이어진 주민간담회에서도 이 같은 얘기가 나왔고 몇몇 주민들은 '한 대표를 서울로 올라가지 못하게 하자'는 얘기를 주고 받기도 했다.
이런 상황에서 한 대표가 변변한 질문도 받지 못하고 야권연대협상 최종 논의를 위해 서울로 떠나려 하자 주민들은 한 대표가 떠나려는 차 밑에 눕기도 하고당직자들과 몸싸움을 벌이는 등 격앙된 모습을 보였다.
5분여 간 이어진 대치 상황에서 마을회장을 비롯한 일부 주민들은 "이러는 건 도움이 안 된다. 금요일 다시 한 대표가 내려온다고 하지 않았냐"며 흥분한 주민들을 가까스로 말려 한 대표는 서울로 떠날 수 있었다.
앞서 구럼비 바위 발파를 막기 위해 이날 오전부터 강정마을에 내려와 있던 이정희 통합진보당 공동대표와 정동영 민주당 상임고문은 "구럼비 바위의 파괴를 막기 위해 노력했지만 결국 구럼비는 깨지고 말았다"며 "안타깝고 송구스럽다"는 말을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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