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용남씨가 서울대 중앙도서관에 보낸 편지
지난 2일 서울대가 40년만에 도서관을 새로 짓겠다고 발표한지 닷새만에 '제1호 기부자'가 나타났다. 그 주인공은 서울로 올라와 5년동안 주유소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며 생계를 꾸리고 있는 조용남씨(27).
그는 20대 초반에 지방의 전문대를 다니다 중퇴했다. 지금까지 곱셈과 나눗셈도 모를 정도로, 살면서 '멍청하다'는 소리를 많이 들었다. 하지만 육군 병장을 만기 전역하고 지난해 동원 예비군 훈련에서 사령관 표창을 거머쥐기도 했다며 열심히 살았다고 전했다.
또 "기부하려고 마음을 먹었지만 행동으로 옮기는 것은 결코 쉽지 않았다"며 "가수 김장훈씨는 그런면에서 대단하다"고 덧붙였다.
서울대학교 중앙도서관측은 조씨에게 감사의 편지를 보낼 예정이라고 밝혔다. 박지향 서울대 중앙도서관장은 "도서관 신축 기금 모집 이후 첫 기부자"라며 "편지에 담긴 사연이 절절해 매우 감동받았고 총장님께도 보여드리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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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 중앙도서관에 따르면 조씨는 가끔 이곳에 들려 책을 읽거나 빌려갔던 것으로 전해졌다. 서울대 도서관은 서울대 재학생이 아니어도 '회원'이 되면 이용할 수 있다.
김미향 중앙도서관 기획홍보실장은 "전에도 도서관에서 조씨를 본 적이 있다"며 "도서관을 평소 이용하다가 기부 결심을 하게 된 것 같다"고 말했다.
서울대는 오는 2014년 2월까지 2년간 1000억원을 모금해 현재 운영 중인 중앙도서관 본관 외에 '제2관'을 건립하는 예산으로 쓴다는 계획이다. 지난달 말 도서관 신축을 위한 발전기금 홈페이지 '서울대 도서관 친구들'(http://friends.snu.ac.kr)을 개설하고 기금 모금 캠페인에 돌입한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