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벨]카페베네, 프랜차이즈 직상장 가능? '첩첩산중'

더벨 박상희 기자, 박창현 기자 2012.03.07 1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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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래소 심사, 기업의 계속성 및 신사업 수익성 검증

더벨|이 기사는 02월23일(09:50) 자본시장 미디어 '머니투데이 thebell'에 출고된 기사입니다.
프랜차이즈 업체는 상장이 어렵다는 편견을 깨고 국내 커피전문점 1위 업체인 카페베네가 하반기 유가증권시장 입성을 시도한다. 그간 미스터피자, 태창파로스 등 프랜차이즈 업체는 우회상장을 통해 코스닥시장에 들어왔다. 기업공개(IPO)라는 정면승부를 택한 카페베네의 선택이 어떤 결과를 가져올 지 업계의 관심이 주목된다.



관련업계는 카페베네가 거래소의 상장심사 문턱을 넘기 위해 프랜차이즈 업종의 최대 약점으로 꼽히는 수익의 불안정성을 보완해야 할 것으로 보고 있다. 카페베네는 그간의 성장 전략이었던 가맹점 확대에 더해 직영점을 점차 늘려 나간다는 계획이다.

카베페네가 야심차게 론칭한 이탈리안 레스토랑 브랜드인 '블랙 스미스'의 수익성 검증과 미국 등해외 진출 성과도 거래소 심사의 중요한 한 축이 될 것으로 보인다.



◇ 가맹점 통해 몸 불리기 성공한 '카페베네'...수익성은?

까페베네가 국내에서 커피전문점 시대를 연 스타벅스를 누르고 단기간에 1위 업체가 된 것은 가맹점 확대를 통한 '스피드 경영' 때문이다. 가맹점을 통한 매장 확대는 직영점 운영에 비해 자금과 시간 측면에서 효율적이라는 장점이 있다. 지난해 말 기준 카페베네의 매장 수는 720개로, 스타벅스 매장 수(398개)의 약 2배 수준이다. 론칭 3년 만에 이룬 성과다.

하지만 수익성은 직영점 운영이 더 높다. 직영점은 매장 매출이 그대로 본사 매출로 이어지지만, 가맹점은 로열티 수수료 및 가맹점에 제공한 원두 등 재료비만 본사의 매출로 연결되기 때문이다.

매장 수가 최다인 카페베네의 매출액이 꼴찌라는 오명은 이런 구조에서 비롯된다. 실제로 지난해 카페베네의 매출액은 1700억원을 기록한 데 반해 직영점 형태로 운영하는 스타벅스는 3000억원에 가까운 매출액을 기록한 것으로 알려졌다.


가맹점 확대를 통한 몸 불리기의 단점은 수익성 뿐만이 아니다. 가맹점이 잇달아 문을 닫을 경우 본사의 수익성이 급속히 떨어질 수 있다. 카페베네는 싸이더스HQ와의 전략적 제휴를 통한 스타 마케팅과 인기 프로그램의 PPL(간접광고)을 통해 가맹점 수를 늘려왔다.

업계 관계자는 "스타 마케팅과 PPL은 브랜드 인지도를 높이는 효과가 있어 단기간에 가맹점을 확대하는데는 매우 효과적"이라며 "하지만 브랜드에 대한 대중의 인기가 떨어질 경우 가맹점 수가 줄어들 수 있고, 이는 카페베네의 수익성 악화로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매장 수 1위 자리를 확고히 한 카페베네는 이러한 점을 감안해 지난해부터 직영점 확대에 나서고 있다. 2010년 12개에 불과했던 카페베네의 직영점은 지난해 말 34개로 늘었다. 하지만 여전히 가맹점의 숫자가 압도적이다.

◇ 카페베네 야심작 '블랙 스미스'...상장에 약될까, 독될까?

카베페네는 사업의 특성 상 시장의 포화 상태도 감안해야 한다. 그래서 지난해 말 론칭한 게 이탈리안 패밀리 레스토랑을 표방하는 '블랙 스미스'다. 카페베네가 한예슬, 최다니엘을 내세웠던 것처럼 블랙 스미스 역시 송승헌, 김태희 등을 모델로 기용하는 스타 마케팅을 펼치고 있다.

블랙 스미스 론칭은 커피 프랜차이즈로는 국내 매장 수에서 1위 자리를 석권한 만큼 다른 형태의 수익 모델이 필요하다는 판단에서 추진하게 됐다는 게 카페베네 측의 설명이다.



블랙 스미스는 패밀리 레스토랑의 사업 특성상 객단가(고객 1인당 매출)가 커피 전문점보다 높다. 블랙 스미스가 100호점까지 외형을 확대할 경우 커피전문점 카페베네 400개 점포와 맞먹는 매출을 올릴 것으로 회사는 기대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상장을 앞두고 신사업 추진이라는 무리수를 굳이 둘 필요가 있었냐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거래소는 기업경영의 계속성 측면을 심사한다. 영업의 안정성 및 수익 구조 등을 면밀히 살펴 회사가 계속해서 안정적으로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지를 심사한다.

커피 전문점 시장에 진출한 지 3년 만에 매장 수 기준 업계 1위에 오른 카페베네와 달리 블랙스미스는 수익성 검증이 되지 않은 상태다. 따라서 초기 투자 비용도 부담이다. 블랙 스미스는 가맹점 확대와 함께 직영 매장 수도 함께 늘려 나간다는 계획이다. 블랙 스미스 매장 수를 늘리는 데는 커피 전문점보다 비용이 더 많이 든다.



해외 진출에서도 성과를 내야 한다. 카페베네는 최근 뉴욕에 1호점을 개설했다. 해외에서는 국내처럼 가맹점 수를 늘리는 영업 전략이 용이하지 않을 수도 있어 향후 해외 진출 결과의 성공을 장담할 수 만은 없다.

IB업계 관계자는 "프랜차이즈 업체 중에 IPO를 통해 상장한 사례가 없었던 것은 수익성이나 수익구조의 안정성이 보장되지 않았기 때문"이라며 "카페베네가 직상장에 성공하기 위해서는 이러한 점을 충분히 감안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카페베네는 블랙 스미스 론칭 및 해외 진출 비용, 운영자금을 확보하는 차원에서 골드만삭스 PIA나 CVC캐피탈파트너스 등을 상대로 상장 전 투자 유치(Pre-IPO Investment)를 추진하고 있다. 투자 규모는 300억~400억원 수준으로 늦어도 5월까지는 이번 투자를 마무리 한다는 계획이다. IPO의 첫단계인 상장 예비심사 청구는 투자가 마무리된 이후에 진행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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