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벨]하나+외환銀 PB부문 1위 가능할까

더벨 김영수 기자 2012.03.06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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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경영분석 2011년 4Q]①5억이상 비중 국민·신한에 뒤져…하나銀 "고액자산가 적극 유치"

더벨|이 기사는 03월02일(15:38) 자본시장 미디어 '머니투데이 thebell'에 출고된 기사입니다.
하나금융지주 (66,300원 ▲500 +0.76%)외환은행 (0원 %) 인수로 프라이빗뱅킹(PB) 시장에서 하나은행과 외환은행 간의 시너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하나은행이 PB 시장에서 강점을 갖고 있는 만큼, 외환은행의 우량 고객군과 결합할 경우 파급 효과가 예상되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5억원 이상 PB 고객의 경우 국민은행과 신한은행의 비중이 더 높아, PB 고객 유치를 둘러싸고 향후 치열한 경쟁이 예상된다.

4대 시중은행의 PB 부문 시장점유율(M/S)은 말 그대로 '귀에 걸면 귀걸이, 코에 걸면 코걸이' 식이다. PB 고객을 분류하는 자산기준이 은행마다 제각각이기 때문이다.



하나금융이 외환은행을 자회사로 편입할 경우, PB 부문 M/S 1위를 차지할 것으로 예측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하나은행이 내부적으로 정한 PB 고객의 자산기준은 1억원 이상이다. 우리은행도 1억원 이상을 PB 고객으로 분류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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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국민은행과 신한은행은 5억원 이상을 PB 고객으로 분류하고 있으며 외환은행은 3억원 이상이다. 각 은행의 PB 고객 자산분류 기준을 간과한 채 단순 비교할 경우 통계상 착시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은 것.


◇ 은행간 PB 자산기준 제각각…하나+외환銀, M/S 1위 예측은 착시?

실제로 작년 말 현재 1억원 이상을 PB 관리자산으로 분류한 하나은행과 우리은행의 PB 수신금액은 각각 39조원, 28조원 등이다. 5억원 이상이 기준인 국민은행과 신한은행은 각각 7조8000억원, 11조6000억원 등이다. 외환은행은 약 7조원(3억원 이상 기준)에 이른다.

하나은행이 맥킨지에 의뢰한 '외환은행 통합시 시너지분석' 자료 역시 이 같은 PB 고객 분류 자산기준을 간과했다는 것이 업계의 지배적인 의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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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권 관계자는 "맥킨지가 분석한 '하나+외환은행'의 PB부문 MS 1위는 각 은행의 PB 고객 분류 기준을 고려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며 "특히 외환은행의 PB 부문 경쟁력이 높지 않은데다 5억∼10억원 이상 고액자산가들이 4대 은행에 골고루 분포되어 있다는 점을 감안할 때, '하나+외환은행'이 독점적 지위를 확보할 것이란 분석은 신중을 기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하나은행 관계자도 "외환은행의 경우 10억원 이상 PB 자산이 하나은행의 5분의1 정도 밖에 안된다"며 "투뱅크 체제 하에서는 PB 및 리테일(소매금융) 부문이 국민은행과 신한은행에 비해 경쟁우위를 갖지 못할 수도 있다"고 진단했다.

◇ '하나+외환' 고액자산비중 국민·신한에 밀려

2011년 말 기준 하나은행과 외환은행의 개인고객 수신은 각각 52조원, 46조원 등으로, 총 100조원에 육박한다. 신한은행(64조원), 우리은행(62조원) 을 가볍게 앞지르고, 국민은행(111조원)을 넘보는 수준이다.

하지만 개인고객 수신에서 5억원 이상 고액자산이 차지하는 비중의 경우 사정이 달라진다. 외환은행의 경우 5억원 이상 자산비중이 10% 미만으로, 다른 경쟁은행에 비해 낮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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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은행과 외환은행의 개인고객수신에서 5억원 이상 자산비중은 각각 34.6%(18조원), 8.7%(4조원) 등이지만, 2개 은행을 합칠 경우엔 22.4%(22조원)에 그친다.

5억원 이상 자산비중으로 보면 21.6%(24조원)인 국민은행과 31.3%(20조원)인 신한은행 등에 뒤쳐지는 수준이다. 5억원 이상 자산 고객수 역시 '하나(1만3000명)+외환(4000명)'은행은 1만7000명인 반면 국민은행은 2만3000명으로 우위를 점하고 있다.

특히 하나은행과 외환은행이 당분간 투뱅크 체제로 운영될 경우 PB 및 리테일 부문에서의 시너지 창출은 제한적일 것으로 예상된다.

하나은행 관계자는 "투뱅크 체제에서 리테일보다는 PB 부문을 강화하기 위해 당장 고액자산가를 유치하는데 심혈을 기울일 것"이라며 "PB 부문에서 경쟁우위를 확실하게 다진다면 수익성뿐만 아니라 향후 '하나+외환' 통합은행을 통해 소매금융에 대한 영업력을 강화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금융권은 일단 지켜보자는 반응이다.

은행권 관계자는 "PB 및 소매금융 부문에서도 전체 개인고객 수신에서 고액자산 비중이 높을수록 수익성이 높다는 파레토법칙이 그대로 적용된다"며 "하나은행 역시 PB부문에 강점을 가지고 있는 만큼 PB 영업을 더욱 강화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다른 관계자는 "통합은행이 출범하기 전까지 PB 및 리테일 기반이 취약한 외환은행과의 시너지 창출이 쉽지 만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며 "다른 은행들도 영업을 강화할 예정이어서 경쟁은 더욱 가속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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