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계천 둘러본 박원순, "역사와 생태 복원한다"

머니투데이 기성훈 기자 2012.02.28 17: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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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계천 복원, 신중한 계획없이 진행"...시민위원회 구성해 재복원 나서

↑박원순 서울시장이 청계천 역사문화 및 생태 복원 사업의 뜻을 밝힌 가운데 28일 오후 시민단체 및 전문가들과 함께 서울 청계천 일대를 현장 답사하고 있다. @(서울=뉴스1)양동욱 기자↑박원순 서울시장이 청계천 역사문화 및 생태 복원 사업의 뜻을 밝힌 가운데 28일 오후 시민단체 및 전문가들과 함께 서울 청계천 일대를 현장 답사하고 있다. @(서울=뉴스1)양동욱 기자


28일 오후 1시 10분 서울 청계광장. 편한 점퍼와 등산화 차림의 박원순 시장이 모습을 드러냈다.

박 시장은 청계천의 출발점인 청계광장을 시작으로 동대문 오간수교, 두물다리, 청계천문화원 앞에 있는 판잣집까지 약 5.8km를 걸으며 역사유적과 생태 현장을 직접 살폈다.

현장에는 기독교 환경운동연대 집행위원인 최병성 목사, 황평우 한국문화유산 정책연구소 소장 등 외부 전문가 6명과 시 공무원 등이 동행했다.



박 시장이 먼저 관심을 보인 것은 청계천에서 나온 문화재(유물) 발굴 및 보관 상황. 그는 함께 한 전문가들에게 복원 과정에서 사라진 유물들이 어떻게 보관되고 있는지 등을 물었다.

청계천의 역사유물들이 현재 중랑구 하수종말처리장에 있다는 얘기를 듣고 박 시장은 "당장 하수종말처리장에 있는 유적이 더 이상 손상되지 않도록 하는데 노력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특히 청계천의 수질과 수방대책에 대해서도 관심을 보였다. 청계천은 오수와 빗물이 분류되어 흐르지 않고 하나의 관로로 통하도록 설계돼 있어 수질과 악취 문제가 제기됐다.

하수관로에 직접 들어간 박 시장은 "하수관로 청소는 어떻게 하느냐. 물은 잘 빠져나가느냐" 등을 물었다. 이에 대해 시 관계자는 "여러 시스템을 고민했지만 시간관계상 (이명박 대통령 시절)복원할 때 따로 하수관로를 설치하지 못했다"면서 "장기적인 연구과제로 별도의 관을 만드는 것을 고려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청계천 주변 상권에 대한 얘기도 나왔다. 박 시장은 "청계천 복원과 함께 주변 지역 활성화도 고민하고 있다"면서 "지역 경제에 어떤 영향을 가져올지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세 시간 가량 청계천 일대를 둘러본 뒤 박 시장은 "청계천 시민위원회를 만들어 청계천 재복원에 필요한 대책을 세울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과거 청계천 복원 과정에서 생태적, 역사적 시각이 결여됐다"면서 "신중한 계획 없이 진행돼 바람직하지 못한 복원이 됐다"고 꼬집었다. 이에 따라 시민위원회를 통한 전문가들의 연구와 검증을 통해 재복원에 나서겠다는 것이 그의 방침이다.

다만 큰 예산을 투입하기 보다는 현재의 상황에서 개선할 사항을 찾겠다고 강조했다. 박 시장은 "전문가들과 시민위원회를 통해 충분히 고민하고 보완하는 과정을 가질 것"이라면서 "비교적 간단하고 저예산으로 할 수 있는 것부터 차근차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시와 청계천 시민위원회는 앞으로 수표교 등의 역사유적을 원래 위치에 되돌리는 방안부터 고민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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