휘발유 ℓ당 '2500원'?, '경계'단계 격상 초읽기

머니투데이 정진우 기자 2012.02.26 1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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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바이유 배럴당 130弗 5일이상이면 '경계'...유류세 인하검토 포함 비상대책 마련

휘발유 ℓ당 '2500원'?, '경계'단계 격상 초읽기


국내 휘발유 가격이 연일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고 있다. '이란사태' 여파로 국제유가가 치솟고 있는 탓이다.

26일 한국석유공사가 운영하는 유가정보사이트 오피넷에 따르면 이날 오전 9시 기준 전국의 보통 휘발유 평균 가격은 리터당 1998.84원으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지난 1월5일 이후 52일 연속 상승하면서, 4일 연속 역대 최고치를 갈아치웠다. 하루나 이틀 후엔 리터당 2000원을 넘어설 전망이다.

서울의 휘발유 가격은 리터당 2078.27원으로 역시 사상 최고 가격을 기록했다. 25개 자치구 중 3곳(강북구, 광진구, 중랑구)만 빼고 리터당 2000원을 넘었다. 특히 이란사태가 장기화 돼 두바이유가 배럴당 130달러 이상으로 치솟을 경우, 서울과 전국의 보통 휘발유 가격은 리터당 2400∼2500원선을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 24일 국제시장에서 배럴당 121.57달러를 기록한 두바이유(현물가격)의 130달러 돌파는 시간문제란 분석이 지배적이다. 이란과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핵문제 관련 협상이 별다른 성과 없이 끝나는 등 이란사태가 장기화될 조짐을 보이고 있어서다.

지식경제부는 지난 23일 서울 세종로 정부중앙청사에서 열린 물가관계장관회의에서 "두바이유가 배럴당 130달러 이상으로 상승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알뜰주유소 확대 △석유제품 가격공개제도 확대 △석유수입업 활성화 △석유제품 전자상거래 시장 개설 등 유가안정 대책을 펼치겠다고 강조했다.



국내 정유사들은 국제 석유제품 가격과 연동해 국내 공급 가격을 정하고 있다. 보통 정유사에서 조정된 공급가로 제품을 일선 주유소에 공급하면 주유소는 1~2주일 뒤에 이를 판매가격에 반영하고 있다. 국내 석유제품 가격에 영향을 주는 두바이유 현물가격이 상승하면 덩달아 오른다는 얘기다.

휘발유 ℓ당 '2500원'?, '경계'단계 격상 초읽기
정부는 두바이유가 130달러를 5일 이상 넘을 경우 '에너지 수급 비상 매뉴얼'에 따라 현재 '주의'단계인 에너지 비상경보를 '경계'로 격상할 방침이다. '경계' 단계에선 공공기관의 승강기 운영이 6층 이상에서만 이뤄진다. 또 비업무용 공간은 격등제가 시행된다. 민간에선 승용차 요일제가 전국으로 시행되고, 야간 조명이 영업시간외엔 강제 소등된다. 이밖에 '유류세 인하' 검토도 이뤄진다.

매뉴얼은 두바이유 현물가격에 따라 '관심→주의→경계→심각' 등으로 올라간다. 유가가 90∼100달러면 수급불안을 우려해 '관심'경보를 발령하고 100∼130달러대로 뛰면 고유가로 인한 무역수지 적자를 우려해 '주의'로 격상한다. 또 130∼150달러대를 기록하면 '경계'를, 150달러로 오일쇼크가 우려되면 '심각'경보를 발령한다. '심각'단계에선 공무원 자가용 운행이 제한되고 가로등이 소등되는 한편 대중목욕탕과 유원시설 등의 영업시간이 단축된다.


정부 고위 관계자는 "두바이유가 어디까지 오를지 지금으로선 장담할 수 없지만, 올 상반기엔 계속 오를 것 같다"며 "배럴당 150달러까지 갈 수 있다는 최악의 시나리오를 바탕으로 유류세 인하를 포함한 여러 대책을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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