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 산유국이 한국건설사 주가도 부양?"

머니투데이 전병윤 기자 2012.02.22 08: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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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일달러 발주 확대에 수주 기대감 반영…건설업 바닥 다지고 턴하나

↑연초이후 건설업종지수 추이.↑연초이후 건설업종지수 추이.


 올들어 건설업종에 대한 투자심리가 호전되고 있다. 해외수주의 텃밭인 중동이 정치적 안정을 발판으로 발주를 확대할 것이란 기대감을 반영해서다. 힘을 못쓰던 건설업종 주가는 매수세가 몰리면서 코스피지수를 웃도는 강세를 보이고 있다.

 2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건설업종지수는 연초 이후 15.2% 올라 코스피지수 대비 4.3%포인트 초과 상승했다. 같은 기간에 대림산업 (56,300원 ▼300 -0.53%)은 34.7% 뛰었고 현대건설 (31,850원 ▼350 -1.09%)도 16.3% 올랐다. 지난해 건설업 주가가 맥을 못추던 것을 감안하면 최근 상승세는 두드러진다.



 건설사 주가를 끌어올린 원동력은 해외수주다. 국내건설사의 해외수주실적은 2006년 이후 꾸준히 늘어나 2010년 715억 달러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지난해에도 중동의 민주화 시위에 따른 정치불안 속에서 591억달러를 달성하는 등 선전했다.

 이처럼 건설기업들의 해외수주붐은 몇 년째 이어지고 있지만, 특히 올들어선 정치적 안정을 찾은 중동국가들이 본격 발주 확대에 나설 채비여서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중동은 자국내 사회불만을 잠재우기 위한 선심성 발주와 고유가로 넘쳐나는 국가재정을 인프라와 플랜트 건설에 쏟아붓고 있어 국내 건설업체들에는 호재로 작용하고 있다.

 최석인 건설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건설사들이 국내 주택시장 의존도를 줄이고 해외진출에 공격적으로 나서며 사업구조의 체질개선을 이뤘고 경쟁력을 쌓아온 점이 결실을 맺고 있다"며 "지역다변화로 중동 편중현상이 완화되고 중형건설사의 수주비중도 전체의 30~40%까지 올라 다변화되는 점도 건설업계에 긍정적"이라고 설명했다.

 바닥을 다진 만큼 매수세가 붙기 시작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한 투자자문사 대표는 "글로벌 유동성 확대로 증시 분위기가 다시 살아나자 그동안 홀대받아 저평가된 건설주에 주목하고 있다"며 "특히 해외사업 비중이 높은 대형업체를 중심으로 매수하고 있다"고 말했다.


 물론 중동의 발주물량 증가가 그대로 국내 건설사의 수혜로 이어지리란 보장이 없다는 지적도 있다. 리비아 재건사업 지연, 이란과 서방사회의 긴장 조성 등 지정학적 리스크가 증대하는 것도 건설업계로선 우려스러운 대목이다.

일각에선 해외시장의 수주경쟁이 날로 치열해져 마진폭이 줄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한 대형건설사 관계자는 "저가 수주경쟁이 심해 수주금액 대비 이익을 5%도 남기기 어려운 현장이 많다"며 "해외건설은 변수가 많아 공사를 마무리하면 오히려 손해를 보기도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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