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철 재료의 향을 제대로 살린 음식 맛과 소박하면서도 따뜻한 공기가 감도는 인테리어가 음식 먹는 사람 마음을 편안하게 한다는 입소문을 듣고 따라간 곳이다.
듣던 대로 음식 맛도 맛이지만, 잘 자란 정원수가 자리 잡은 마당에 투박한 나무바닥 과 과장되지 않는 내부 가구들이 '빈티지'하면서도 자연스러운 분위기를 연출했다. 어울리지도 않게 비싼 고가구나 팝아트 작품들로 도배해 놓은 '개념없는' 프랜차이즈 레스토랑과는 확실히 다른 느낌이었다.
주인이 어떤 사람인지 호기심이 일어 식사를 마친 뒤 계산대 직원에게 물었다.
그러자 직원에게선 "이곳은 S사에서 운영하고 있는 레스토랑"이라는 예기치 못한 답이 돌아왔다.
하지만 모처럼 찾아낸 소박한 작은 가게마저 프랜차이즈 레스토랑과 커피전문점, 아이스크림 가게를 거느린 중견기업 S그룹이 운영하고 있다는 사실은 서울을 덮친 거대한 프랜차이즈 물결을 다시 한번 실감하게 만들었다.
기자는 골목상권을 위협한다는 비난여론으로 대기업들이 커피전문점, 베이커리 관련 사업에서 철수키로 한 결정에 박수를 보냈다. 이같은 결정이 서울의 풍경을 바꾸는 계기가 되고 많은 소시민들의 창업에 도움이 될 것으로 믿고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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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이들 대기업의 빈자리는 보통 사람들에게 돌아가기 보다는, 막대한 자본력을 지닌 '중견기업'들의 차지가 될 가능성이 높다는 걸 이날 아침 새삼 깨달았다.
그나마 사회적 감시 대상에 올라 있는 대기업들보다 이들 중견기업들의 지배구조나 경영투명성, 일자리 창출 기여도가 우위에 있을지...의문을 갖는 건 기자만이 아닐 듯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