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억 더 받아야…" 강남 소형 전셋집 '날벼락'

머니투데이 민동훈 기자 2012.02.17 04: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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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X파일]강남 재건축 소형비율 늘려도 세입자 재입주 '하늘의 별따기'


- 서울시, 재정착률 확대 방안 마련 불구
- "전세 3~4배 뛰는데 재입주 웬말" 지적


ⓒ김현정ⓒ김현정


 "개포주공은 대부분 소형이다보니 세입자가 많습니다. 이들의 재정착률을 높이기 위해서라도 소형주택 비율을 높이는 게 맞다고 봅니다."(서울시 주택정책 당국자)

 "재건축 전엔 1억원 이하 전셋집에 살던 세입자가 재건축 이후 4억원대 전셋집에 무슨 수로 들어간다는 말인가요?"(개포지구 세입자 박모씨)



 서울 강남 재건축아파트에 살고 있는 세입자들의 재정착률을 높이기 위해 재건축시 소형비율을 높여야 한다는 서울시 도시계획위원회 소위원회의 권고안을 두고 비현실적 판단이란 지적이 나오고 있다.

노후도가 높은 재건축단지의 경우 전셋값이 매매가의 15% 수준에 불과한 상황에서 재건축 이후 급등할 게 불 보듯 뻔한 전셋값을 현재 세입자들이 어떻게 감당하냐는 것이다.



 17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지난 9일 서울시 도계위 소위원회는 개포지구 주공4개 단지(개포시영, 개포2·3·4)에 대한 심의에서 서민의 주거안정과 세입자들의 재입주를 위해 60㎡(이하 전용면적) 이하 소형주택 확보가 추가로 필요하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이와 관련, 이건기 서울시 주택정책실장은 "개포주공에 대한 심의가 완전히 확정된 것은 아니다"라면서도 "소형주택 공급 확대를 통해 서민들의 주거권을 강화하는 동시에 기존 세입자들의 재정착률을 높이기 위해서라도 필요한 방안"이라고 말했다.

 이번에 소형주택 비중을 높이라는 권고를 받은 개포시영, 개포2·3·4의 경우 전체 가구의 90% 이상이 60㎡ 이하 소형으로 구성됐다. 강남구청과 인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세입자 비중이 전체 가구의 80%를 상회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서울시 주장에 대해 전형적인 탁상행정이라고 지적했다. 재건축 후 전셋값이 2~3배 이상 뛰는 현실을 제대로 반영하지 않은 정책이라는 것이다.

"3억 더 받아야…" 강남 소형 전셋집 '날벼락'
 실제 KB국민은행에 따르면 매매가가 9억2500만~9억6000만원인 개포주공3단지 50.67㎡(이하 전용면적)의 전셋값은 1억500만~1억1500만원대다. 42.55㎡는 7750만~8750만원, 35.87㎡는 6750만~7500만원대를 형성했다. 개포주공이 재건축된 후 비교대상으로 꼽히는 도곡렉슬 59.9㎡의 전셋값은 4억5000만원대다. 대치아이파크 59.96㎡의 전셋값은 4억8000만~5억3000만원 선이다.

단순비교만 해봐도 현재 1억원 이하 전셋집에 사는 개포주공 세입자들이 재건축 이후 전세로 재입주를 하려면 최소 3억~4억원은 더 있어야 한다는 계산이 나온다. 때문에 아무리 서울시가 소형주택 확보를 강제하더라도 기존 세입자들이 재입주하기는 '하늘에 별따기'라는 지적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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