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을 뒤엎는 아이디어로 화제가 된 클럽 '옥타곤'

머니투데이 황해원 월간 외식경영 2012.02.14 21: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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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성남 셰프, “콘텐츠는 역발상이다”

음악과 춤, 자유분방한 대화와 사교가 공존하는 젊은 세대 클럽 문화는 1990년대부터 지금까지 점차적으로 발달해왔다. 실력 있는 힙합 아티스트들과 DJ, 비보이들이 모여 다양한 주류를 즐기며 젊은 세대의 대표적인 놀이 문화를 형성한 것.

그러나 다양한 공연과 퍼포먼스 등 눈요깃거리는 충분한 데 반해 먹을거리는 술이나 몇 가지 안주류에 그쳤던 것이 사실이다.



작년 11월 오픈한 클럽 '옥타곤'은 기존의 클럽 문화에 이탈리아 정통 다이닝을 접목한 복합 문화 공간이다.

10여 명의 실력 있는 셰프들이 합심해 세련된 요리를 만들어내고 고객은 자유로운 분위기에서 술을 즐기며 이탈리아 정통 요리를 맛볼 수 있다. '옥타곤' 레스토랑의 총괄 셰프이자 오픈 멤버이기도 한 유성남 셰프를 만났다.



◇ 요리 문화 접목한 1000평형의 다이닝 클럽 ‘옥타곤’
판을 뒤엎는 아이디어로 화제가 된 클럽 '옥타곤'


유럽의 경우 폐공장에서 아티스트와 셰프, 화가, 신규 작가, 서비스업 종사자 등 젊은 예술가들을 모아놓고 파티를 연다. 각자가 가진 장기와 끼를 한데 모아 완성에 가까운 놀이문화를 만드는 것이다.

국내에서 가장 큰 규모(1000평형)의 독특하고 새로운 공간에서 각 분야의 전문가들이 만들어내는 서양식 파티를 모티브로 한 클럽 '옥타곤'은 그만큼 역발상을 토대로 한 복합외식문화공간인 셈이다.

“그래픽과 요리, 홀, 인테리어, DJ 등 클럽 운영에 필요한 분야에서 최고의 전문가만 모았습니다. 클럽 문화에서 가장 중심축이라고 할 수 있는 DJ는 국내 뿐 아니라 해외에서까지 유명세를 떨치고 있는 Beejay를 섭외하기 위해 치열한 경쟁을 벌이기도 했죠.”


가장 눈에 띄는 점은 외식 아이템을 접목한 것이다. 사실 지금까지 ‘클럽’ 하면 생각나는 음식이라고는 술과 함께 즐길 수 있는 간단한 안줏거리가 전부였다.

“많은 사람들은 ‘클럽 문화가 많이 발전했다’고 생각할 수 있는데, 사실은 국내 외식 문화 범위가 넓어진 것입니다. 어디서든지 다양하고 멋스러운 외식을 즐기려는 소비자의 니즈가 포함된 것이죠.”

카나페와 샐러드, 과일살사를 곁들인 새우구이, 전복, 관자구이 등을 비롯한 해산물 요리와 파스타, 한우안심 스테이크 등 다양한 이탈리아&프랑스 요리를 구성했고 유 셰프의 지휘 아래 10여 명의 프로 요리사들이 50여 평의 주방에서 유럽 정통 식을 제공한다.

현재는 클럽 방문객에 한해 요리를 제공하고 있지만 곧 '옥타곤' 내 다이닝 레스토랑을 오픈해 다양한 코스 요리와 단품 메뉴를 선보일 예정이다.

◇ 각 콘텐츠별 전문가 모으는데 주력
유성남 셰프는 대기업 출신의 엘리트 그래픽 디자이너다. 종갓집에서 자란 그는 어릴 적부터 장 담그는 일이나 묵, 두부 만드는 과정을 많이 봐오면 자랐는데, 어릴 적 기억의 영향을 받아 그의 오랜 취미 생활은 요리였다.

IMF 이후 평생직장의 개념이 사라지면서 그는 요리를 배우기 위해 홀연히 호주로 떠났고 그 후 호주의 다양한 레스토랑을 다니며 요리를 공부했다.

'옥타곤'의 시작에 함께 한 것은 한국에 온 지 8년 만의 일이다. 다이닝을 접목한 신개념 클럽을 구상하면서 그는 무엇보다 역발상에 힘을 줬다. 지하 3층까지 구성돼 있는 공간에서 음악과 춤, 술과 요리를 함께 하는 것이 ‘언밸런스’가 되지 않도록 각 콘텐츠 별 전문가를 모으는 데 주력했다.

그래야 활성화된 커뮤니티를 형성할 수 있고 그 안에서 조율하고 조정해나가는 과정이 수월하기 때문이다. 그는 이러한 역발상의 과정에서 중요한 콘텐츠가 나온다고 설명한다.

무에서 유를 창조하기 위한 다양한 커뮤니케이션은 그 자체만으로도 충분한 아이템이 될 수 있다는 생각이다.

“특히 외식업은 더욱 그런 것 같아요. 음식은 이제 단순한 먹을거리가 아니라 한 나라의 발전사와 인간애가 담긴 역사이자 문화, 전통과 현대를 적절히 아우르는 중요한 매개체입니다. 판을 뒤엎을 만한 역발상과 아이디어로 끊임없는 콘텐츠를 연구해야 할 대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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