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대보다 빠른 2000…"외국인 어디갔다 왔어"

머니위크 김성욱 기자 2012.02.14 17: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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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위크 커버]증권가의 반전 드라마/'깜짝' 코스피 2000 재돌파

멀게만 느껴졌던 2000 시대가 생각보다 빠르게 돌아왔다. 지난 2월8일 코스피지수는 전날보다 22.14포인트(1.12%) 오른 2003.73으로 마감, 지난해 8월 이후 6개월 만에 2000포인트를 돌파다. 9일에도 장 초반 옵션만기일에 대한 경계감으로 장중 한때 1978포인트까지 하락했지만 다시 매수세가 살아나면서 전일 대비 10.89포인트(0.54%) 오른 2014.62로 마감했다.

지난 2011년 8월 유로존 금융위기가 불거지면서 2200선을 바라보던 국내 코스피지수는 2100대에서 순식간에 2000대로 떨어졌다. 이어 국제신용평가사 스탠다드앤푸어스(S&P)가 미국 신용등급을 AAA에서 AA+로 한단계 강등한 다음날 외국인들이 대거 매도세에 나서면서 8월5일 코스피는 1943.75로 장을 마치며 2000고지에서 내려와야만 했다.



증권업계는 당초 글로벌 금융위기가 어느 정도 해소되고 안정을 찾을 하반기경이나 돼야 2000에 다시 올라설 것으로 예상했다. 하지만 기대보다 빨리 2000을 돌파하면서 상당히 고무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올해 최대 ‘뇌관’인 유럽발 경제위기가 해결되지 않았기 때문에 당초 상저하고를 예상했는데, 예상보다 빨리 2000포인트를 돌파했다”며 “아직 넘어야 할 산이 많긴 하지만 상당히 고무적인 일”이라고 말했다.

이번 2000 돌파에는 역시 외국인의 힘이 컸다. 외국인들은 올 들어 8조5000억원가량 매수우위를 보이고 있다. 올 들어 6거래일을 제외하고는 연일 순매수세다. 지난해 8월 이후 연말까지 7조2000억원어치를 팔아치운 것과 사뭇 다른 양상이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상승세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국내 증시를 좌지우지 하는 외국인의 매수세가 당분간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유럽중앙은행이 유로권 은행들에 대한 장기대출에 나서면서 유동성에 여유가 생긴 탓이다. 또한 미국과 중국의 경기지표가 예상보다 긍정적으로 나오고 있다는 점도 긍정적 요인으로 꼽힌다.


양기인 신한금융투자 리서치센터장은 “지난해 8조원어치를 판 외국인이 단기간에 8조원어치 순매수에 나선 것은 양적완화에 따른 유동성이 이머징시장으로 이동하는 것을 보여준 것”이라며 “하반기 경기 회복이 관건이지만 상반기까진 상승 분위기가 이어질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이영원 HMC투자증권 리서치센터 투자전략팀장도 “유럽 국가채무위기 여파가 그동안 증시를 좌우했으나 위기 확산에 대한 우려가 완화되면서 시장평가가 개선됐다며 ”유럽 주변국들이 다가오는 국채 만기를 어떻게 넘기느냐가 관건이지만 시장은 한단계 더 올라갈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마냥 낙관을 해서는 안 된다는 지적도 나온다. 글로벌 경기가 회복된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또 그만큼 국내 기업에 대한 실적개성에도 한계가 있을 수 있다는 것이다.

김지환 하나대투증권 센터장은 “현재 시장을 지배하는 3가지 문제 가운데 유럽 문제는 근본적으로 해결이 되지 않고 있다”며 “그리스 디폴트 문제가 유럽 경기 전체를 흔들 사항은 아니지만 유럽 문제가 근본적으로 해결되지 않아 단기적으로는 조정이 있을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양기인 센터장도 “추가 상승이 이뤄지려면 기업들의 이익규모가 커져야 하는데 양적완화와 인플레이션 유발에 따른 경제회복이라면 기업 이익은 늘어나기 힘들다”며 “전고점인 2200선을 보고 종목별 대응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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