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사태에 침묵(?)하는 애널들, 이유는 갖가지

머니투데이 권화순 기자 2012.02.06 08: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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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많은 애널리스트들은 다 어디로 사라졌나?"

6일 증권사 애널리스트들이 부지런히 내놓는 리포트 목록에서 '한화'가 사라졌다. 한화는 지난주 금요일 저녁부터 2박3일간 국내 주식시장을 떠들썩하게 만들었던 장본인이다.

'대기업 봐주기' 논란 속에서 결국 상장폐지 실질심사 대상에서 제외 됐고, 매매거래 정지도 해제된 걸로 일단락 됐지만 한화그룹주에 작게든, 크게든 영향을 미치지 않을 수 없는 이슈다.



증권가 애널리스트들도 지난 주말 내내 여의도 사무실에 출근해 '비상대기'하며 사태 추이를 지켜봤다. 한화측이 증권사에 제공하는 자료도 e-메일을 통해 확인 했다고 한다. 이왕 출근한 김에 리포트를 업데이트 할 법도 하지만 이렇다 할 결과물은 나오지 않았다.

이유는 갖가지다. 표면적으는 이번 이슈가 펀더멘털(기초체력)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지 않기 때문이라고 했다. 한 애널리스트는 "오너 리스크야 기존에도 있어 왔던 것"이라고 축소 해석하며 "새로 보고서를 내서 지금이 꺾어야 할 시점이라고 말하기는 과잉 반응"이라고 말했다.



다른 속사정도 없지 않다. 다른 애널리스트는 "솔직히 단기적으로 2~3일 동안 주가가 어떻게 움직일지 모르겠다"며 "안 좋아질 거라고 했다가 좋아지면 무색한 거고 그 반대 상황도 당황스러울 수 있어 코멘트를 자제한다"고 속내를 내비쳤다.

직전 증권가에서 한화 (26,400원 ▼200 -0.75%)에 대한 평가가 우호적이었다는 점도 부담 요인이다. 신한금융투자는 한화에 대해 계열사 한화케미칼 (31,050원 ▼2,300 -6.90%)의 태양광 사업에 대한 우려가 가시고 있고, 대한생명 (2,750원 ▲40 +1.48%)의 실적도 개선될 거란 전망 속에 목표주가를 상향 조정했다. 투자의견은 '매수'를 냈다.

다른 애널리스트는 "글로벌 유동성과 중국 긴축완화 효과로 수요가 늘어나면서 한화에 대한 시장의 평가가 우호적이었다"면서 "오너 리스크 재부각이 이런 평가와 단기적으로는 어긋난다"고 지적했다.


증권가 애널리스트들은 공식 리포트를 자제하면서도 운용사 펀드매니저들에게는 지난 주말 문자 메시지를 통해 '단기 악재' 임을 알렸다는 후문이다.

한 펀드매니저는 "펀더멘털 영향은 크지 않겠지만 이슈가 터져서 일정기간은 안 좋은 쪽으로 영향이 있을 거라는 메시지가 주말에 들어왔다"며 "펀더멘털 이슈가 아니다 보니 애널 입장에서도 곧바로 코멘트를 내놓기는 쉽지 않았을 것"이라고 귀띔했다.

한편 한화그룹 계열사 중 상장사는 지주회사 격인 한화를 비롯해 총 6개다. 자회사로는 대한생명, 한화케미칼이 있고 손자회사로는 한화증권, 한화타임월드, 한화손해보험 등을 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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