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장님이 또?" 한화그룹주 펀드 투자자 울상

머니투데이 권화순 기자 2012.02.05 12: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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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폐 위기 피했으나 수익률 촉각.. "그룹주펀드 투자 신중해야"

"또 오너 리스크?" 한화그룹주 펀드 투자자들이 가슴을 쓸어내리고 있다.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의 횡령·배임 혐의로 한화가 사상초유의 상장폐지 구설에 오른 탓이다. 상장 폐지 위기는 넘겼지만 수익률에 미칠 영향은 좀 더 지켜봐야 하는 상황이다.

한화그룹주 펀드가 오너 리스크를 '경험'한 건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2010년 펀드가 출시된 지 열흘 만에 검찰의 압수수색 소식이 전해지면서 마이너스(-) 수익률로 돌아서기도 했다.



"회장님이 또?" 한화그룹주 펀드 투자자 울상


◇'오너 리스크'의 추억(?), 한화그룹주 펀드

한화 그룹의 상장폐지가 다행히 비켜갔지만 이번 악재로 한화그룹주가 타격을 피해갈 지는 6일 이후를 봐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견해다.



한화그룹주에 집중 투자하는 '한화그룹목표배당형증권투자신탁' 수익률이 주목 대상이다. 펀드평가사 제로인에 따르면 이 펀드는 한화케미칼 (31,450원 ▼750 -2.33%)한화 (27,050원 ▲500 +1.88%)의 편입비가 13.02%, 11.84%(2011년 11월 기준)에 달한다. 이 밖에 대한생명 (2,805원 ▲45 +1.63%), 한화손해보험 (4,850원 ▼75 -1.52%), 한화증권 (3,245원 ▲20 +0.62%) 등 한화계열 주식, 채권, 기업어음(CP) 등에 50% 이상을 투자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 펀드의 1년 수익률은 -11.61%로 좋지 않지만 1개월과 3개월 수익률이 각각 5.41%, 0.38%로 개선되고 있는 상황이었다.

한화 그룹주 펀드가 '오너 리스크'에 흔들린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2010년 9월 한화그룹이 비자금 조성 의혹으로 검찰의 압수수색을 받았는데, 한화자산운용에서 그룹주 펀드가 나온 지 겨우 열흘만의 일이었다. '새내기 펀드' 답지 않게 마이너스가 난 것은 두말할 필요가 없다.


펀드업계 관계자는 "과거에도 오너 리스크로 한화그룹이 구설에 오른 적이 있었다"면서 "한화운용이 애초에 한화그룹 주식을 갖고 펀드를 만든 것부터가 무책임해 보인다"고 꼬집었다.
"회장님이 또?" 한화그룹주 펀드 투자자 울상
◇그룹주 펀드 태생적 한계, "투자 신중해야"

한화 그룹주 펀드와 정도의 차이가 있을 뿐, 다른 그룹주 펀드 역시 문제가 많다는 지적도 나온다. 현재 시중에 판매되는 그룹주 펀드로는 삼성, 현대, SK, LG, 한화 등이 있다.

지난해 11월에는 LG전자 (104,800원 ▼1,500 -1.41%)의 유상증자 소식에 LG그룹주 펀드 수익률이 최하위권으로 밀려났고, SK 압수수색 소식에 SK (207,000원 ▼12,000 -5.5%)그룹주 펀드도 한바탕 '혼쭐'이 났었다. 삼성 그룹주 펀드와 현대그룹주 펀드 역시 편입된 주식의 주가에 따라 수익률이 들쭉날쭉이다.

한 펀드 애널리스트는 "일반 엑티브 펀드는 편입 종목이 다양해 리스크(위험)가 분산되는 효과가 있지만 그룹주 펀드는 특정 그룹주가 소수로 집중 편입되어 있어 이런 효과를 거두기 어렵다"고 말했다.

그는 "그룹주 펀드 대부분이 태생부터 한계를 갖고 있어 펀드에 투자할 때는 신중을 기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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