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랜드 M&A 무한확장 어디까지?

머니투데이 이광용 기자 2012.02.11 1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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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랜드의 ‘M&A 먹성’이 새삼 화제다. 국내·외 30여개 기업을 인수하며 30대 그룹으로 덩치를 키운 저력을 증명이라도 하듯 이랜드의 최근 M&A 행보에 탄력이 넘친다.

그런데 판을 너무 키우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시선도 적지 않다. 몸집을 불리는 사이 부채 부담도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랜드는 30년 넘게 M&A로 기업을 키워왔다. 옷가게로 시작해 사업에 성공한 박성수 회장은 96년 설악산 켄싱턴호텔 인수를 시작으로 뉴코아백화점, 하일라콘도, 한국까르푸, 한국콘도, 우방랜드 등 크고 작은 M&A를 성사시킨 큰 손이다.

이랜드의 M&A는 기존의 패션·유통에 레저를 더해 의식주와 여가를 책임지는 종합레저기업을 향하고 있다. 최근 2년간 라리오, 벨페, 만다리나덕, 록캐런오브스코틀랜드 등 경제난에 봉착한 이탈리아와 영국계 패션 브랜드를 사들였다.





올 들어서는 PIC사이판과 팜스리조트 인수계약을 맺었고 여행사 ‘투어몰’도 인수했다. 100억원대 다이아몬드와 오손 웰스의 오스카 트로피를 경매로 사들이기도 했다. 지난 1월에는 쌍용건설 인수전에도 뛰어들었다. 최근엔 미국 프로야구 LA다저스 구단 인수전에 참여해 화제를 뿌렸다.

이랜드는 이같은 M&A 행보에 무리가 없다는 판단이다. 이랜드는 지난해 8조6900억원의 매출을 올려 영업이익도 5500억원을 거뒀다. 올해 목표로 잡은 매출 10조원과 영업이익 1조원을 무난히 달성할 것으로 자신하고 있다.


그간의 M&A 과정에서 이랜드는 대부분 회사채 발행이나 세일&리스백(소유 매장을 처분하고 그곳을 임대해 영업) 방식을 취했다. 타인자본을 조달했던 뉴코아와 홈에버 인수 때는 재무 레버리지가 급상승했다.

하지만 홈에버 매각 이후 이랜드의 M&A는 달라졌다. 사업구조를 개선하고 킴스클럽마트 등 사업부문 매각을 병행하고 있다. 뉴발란스나 중국 사업의 최근 성장세도 인수 작업에 발판으로 작용하고 있다.

나이스크레딧에 따르면 이랜드의 차입금의존도는 47.0%로 재무부담 수준이 과중한 것으로 판단된다. 순차입금은 2009~2010년 2년간 6944억원 증가했다.

성장 그늘에 가려진 이랜드의 기업문화도 개선의 필요성이 요구되고 있다. 인수기업과 계열사들의 안정이 우선적인데도 판만 키우고 있다는 지적이 무성하다. 그래서 “수백 수천억원씩 들어가는 M&A로 회사가 성장하는 와중에 불안감과 소외감을 느끼는 이들도 늘어만 간다”고 일부 직원은 푸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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