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렁탕집에 "암행어사 출두요"

머니위크 강동완 기자 2012.02.19 09: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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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위크]창업트렌드/프랜차이즈 위생관리 원칙

먹거리의 안정성은 늘 강조해도 부족함이 없다. 위생 사고로 인해 음식점 매출이 급감한 사례가 많기 때문이다. 외식업 성공 비결 중 마케팅 못지않게 중요한 요소가 위생 등의 리스크 관리다.
 
◆손 씻기부터 시작한 위생관리 법칙

일반인의 위생관리는 손 씻기에서 시작된다. 위생 관념이 높은 음식점 역시 예외는 아니다. 늘 씻어야 한다고 생각하지만 바쁘다보면 놓치기 쉬운 손 씻기를 생활화한 음식점이 있어 화제다.



역삼역 인근에 위치한 '한촌설렁탕' 역삼점은 매일 정해진 시간에 위생 캠페인을 펼친다. 위생 캠페인을 벌이는 시간에는 전 직원이 일체의 업무를 멈추고 손을 씻는 등 청결 상태를 높이기 위한 노력을 기울인다.

매장 전체에 자체 제작한 위생캠페인 노래가 흘러나오면 전 직원이 하던 일을 멈추고 방송에서 시키는 대로 손을 씻는다. 이후에는 소독기 옆에 비치한 소독 확인 리스트에 체크한 후 업무를 계속한다.



일상적인 업무 중에도 손을 씻는 것은 기본이지만 오전 10시50분, 오후 1시, 오후 5시, 밤 9시50분에 모든 직원이 의무적으로 손을 소독하는 시간을 갖는다.

한촌설렁탕의 청결 캠페인은 당초 본사에서 직접 운영하는 직영점에서만 시행됐으나 2009년부터는 '맛있는 건강'이라는 주제로 전체 가맹점에서 벌이고 있다.

손 씻기를 강조하는 것 외에도 청결을 위해 컬러를 강조한 주방기기를 사용하기도 한다. 도마와 주방용 장갑, 행주를 색깔별로 구분해 사용하는 것. 육류는 빨간색 도마, 익힌 육류는 노란색, 어류는 파란색, 야채류를 썰 때는 녹색 도마를 사용한다. 조리용 장갑도 3종류로 구분해 끼고 있다.


일회용 위생장갑은 배식 시나 조리 완료된 음식을 만질 때 사용하며, 사용 후 반드시 폐기처분해 1회 사용원칙을 충실히 지킨다. 아이보리색 고무장갑은 배식준비, 김치 썰기, 쌀 세정, 육류 세척 시 사용하고 있다. 빨간색 고무장갑은 흙 묻은 야채, 생선, 육류 등 세척전용으로 쓰인다.

이렇듯 도마, 칼, 장갑을 철저히 분리해 사용하는 이유는 식중독 원인인 일반세균, 주방낙하균, 대장균, 황색포도상구균 등 세균 오염을 철저하게 예방하기 위함이다.



청결 매뉴얼에 따르면 한촌설렁탕 직원들은 조리 전후 식자재와 음식물의 덮개 상태를 체크하고 식자재, 행주타월, 분리보관 칼, 도마, 보관용기 등을 사용할 때 알코올로 소독한다. 밀폐용기는 덮개 있는 것을 사용하며 밀폐 용기에 유통기한 라벨을 부착하고 지정장소에 보관토록 하는 등의 관리도 철저하다. 



◆도깨비평가단 등 암행제도 도입

프랜차이즈의 경우 본사에서 청결관리를 강조해도 가맹점에서 위생관리 원칙을 지키지 않아 문제가 되는 경우도 많다. 상당수의 본사들은 한촌설렁탕처럼 '매장지도', '도깨비평가단', '미스터리쇼퍼' 등을 통해 불시에 위생과 메뉴, 서비스, 맛에 대한 검열 아닌 검열을 실시하고 있다.



한촌 본사에서는 고객입장에서 객관적인 평가를 받기 위해 일반인을 대상으로 '도깨비평가단'을 모집, 실행하고 있다. 실례로 김치 집게가 다소 불편하다는 의견이 접수돼 이를 교체하거나, 화장실이 춥다는 의견이 접수돼 화장실에 온풍기를 다는 등 작은 의견 하나도 놓치지 않고 빠르게 개선하고 있다.

또한 철저한 청결 관리를 위해 피크타임인 점심시간에 본사 슈퍼바이저가 불시 매장을 방문해 위생 암행 검열을 벌이기도 한다.

100점 만점에서 시작해 식기에 묻은 고춧가루, 바닥의 먼지, 테이블 청결 상태 등 세세한 지적사항이 나올 때마다 각각 1~5점을 차감하는 채점 방식으로 진행된다.



만약 80점 이하의 점수를 받은 매장은 '위생 개선 보고서'를 작성해 제출하도록 조치하고, 1개월 내에 불시에 매장을 방문해 같은 방식의 위생 검열이 이뤄진다.

정보연 한촌설렁탕 대표는 "2회째 채점 기준을 더욱 강화해 85점 이하 점수를 받은 매장에는 본사 위생담당자를 파견해 한달 동안 강도 높은 위생 교육을 진행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타사 설렁탕전문점보다 위생 검열이 강한 편이며, 점주 중 간혹 바쁜 시간에 위생 검열을 하는데 어려움을 호소하기도 하지만 고객과의 신뢰를 지키기 위해 2개월에 한번은 지속적으로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프랜차이즈 창업을 하게 되면 가맹점 관리 교육과 함께 매뉴얼이 제공된다. 점포의 위생, 청결 관련 매뉴얼도 포함되는데 매뉴얼에만 충실해도 고객만족도가 높아진다.



냉동이나 가공식품은 배제하고 주방에서 직접 손으로 만들어 안주를 내놓고 있는 수작요리주점 '와라와라' 본사에서는 매월 암행제도를 실시, 가맹점의 위생 상태를 체크하고 있다.

'미스터리쇼퍼'라 불리는 담당자가 각 가맹점에 불시 방문, 고객처럼 메뉴를 주문하고 오픈돼 있는 주방이 깨끗하게 운영되고 있는지, 화장실 청결상태, 메뉴의 질, 고객 응대 서비스 등을 체크하고 있다. 또한 한달에 한번 본사 슈퍼바이저가 가맹점을 방문해 주방 현장상태와 매장 청결상태를 한번 더 체크하고 있다.

슈퍼바이저는 주방인력의 위생관리를 확인한다. 위생모와 위생장갑 착용, 손톱관리 등 손 세척 상태와 식기류 소독 관리 상태를 확인하고 간판, 전등갓에 먼지 등이 쌓여 있는지, 카운터 뒤쪽, 주류냉장고, 테이블, 화장실 등 전반적인 매장 청결 상태를 확인한다.



유재용 와라와라 대표는 "가맹점의 위생 상태는 슈퍼바이저의 가맹점 방문횟수에 따라 달라진다"며 "슈퍼바이저들이 체계적으로 관리한다면 가맹점의 위생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말했다.

또 위생관리에 대한 가맹점 교육이 지속적으로 이뤄져야 한다는 지적이다. 현재 이곳 슈퍼바이저들은 점포 현장에서 실제로 청결하게 운영되고 있는지, 본사에서 제공한 레시피대로 운영되고 있는지 등을 중점적으로 체크하고, 보완이 요구되는 점포는 일주일간 매뉴얼 재교육을 병행함으로써 전 매장의 청결수준을 높이고 있다.

전문가들은 "식품에서 이물질이 발견되는 일은 대부분 사소한 부주의에서 비롯된다. 가맹점주 또한 가맹본부와 함께 위생관리에 더욱 주의를 기울인다면 더 많은 소비자들이 찾을 수 있을 것"이라며 "평소에 외식업의 기본요소인 Q.S.C(품질·서비스·청결)에 충실해야 예기치 못한 사고 예방은 물론 고객만족도를 높일 수 있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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