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고 타격..日 대기업 실적전망 '줄 하향'

머니투데이 송선옥 기자 2012.02.01 11: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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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다·도시바·후지쯔·캐논 3월마감 2011회계연도 실적전망 일제히 하향

혼다, 도시바, 후지쯔 등 일본 굴지의 대기업들이 연초부터 실적전망치를 잇따라 하향 조정하고 있다. 당초보다 엔고가 심화되면서 산업생산 회복을 제약하고 수익성을 갉아먹을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1일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일본 3위의 자동차 메이커 혼다는 오는 3월말에 끝나는 2011회계연도(2011년4월~2012년3월) 전체 순이익이 2150억엔(28억달러)에 그칠 것으로 전망했다.



작년 8월 제시했던 전망치 2300억엔보다 낮은 수준이다. 이 기간 영업이익도 전년 전망치 2700억엔보다 26%나 급감한 2000억엔으로 추정했다.

세계 2위 플래시 메모리 제조업체인 도시바도 3월에 마감되는 2011회계연도 순이익 전망치를 종전 1400억엔의 절반에도 못미치는 650억엔(8억5300만달러)으로 내렸다.



매출 전망치도 7조엔에서 6조2000억엔으로 대폭 낮췄으며 영업이익은 전년대비 33% 감소한 2000억엔에 그칠 것으로 전망했다.

도시바의 쿠보 마코토 부대표는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태국 홍수와 엔고로 영업이익 전망치를 400억엔 하향조정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치요시 인베스트먼트 매니지먼트의 아키노 미츠시게 펀드매니저는 “현재와 같은 심각한 상황이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며 “미국의 경기가 좋아지고 신흥시장이 현재와 같은 성장세를 이어간다면 7월쯤 플래시 메모리 시장의 회복을 기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컴퓨터 서비스업체 후지쯔 역시 3월에 끝나는 2011 회계연도 순이익 전망치를 이전 600억엔으로 35억엔으로, 영업이익 전망치 또한 1350억엔에서 1000억엔으로 각각 하향조정했다. 후지쯔는 태국 홍수로 부품조달에 차질을 빚음에 따라 실적전망을 수정했다고 설명했다.

세계 최대 카메라 제조업체인 캐논은 3월에 마감되는 2011회계연도 순익 전망치가 전년대비 0.6% 증가한 2500억엔을 기록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는 시장 예상치 3038억엔을 크게 밑도는 것이다. 영업이익 전망치 또한 시장 예상치 4649억엔보다 크게 낮은 3900억엔으로 제시했다.

이들 기업들이 실적전망을 낮춘 것은 일본 대지진 여파가 채 가시지 않은 상태에서 태국 홍수에다 특히 엔화가 주요국 통화에 예상보다 더 강세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통상 통화 가치가 상승하면 수출 제품의 가격 경쟁력은 하락하고, 해외에서 본국으로 송환되는 이익금은 감소한다. 혼다의 경우 달러대비 엔화의 가치가 1엔씩 오를 때마다 영업이익은 150억엔 줄어드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혼다는 달러 대비 엔화 전망을 80엔에서 78엔으로, 유로에 대해서는 112엔에서 106엔으로 각각 하향 수정했다. 도시바도 달러 대비 엔 전망을 85엔에서 77엔으로 수정했다.

지난해의 경우엔 엔화 가치가 유로화 대비 약 9%, 달러화 대비 5.5% 상승했다.

토요타 애셋 매니지먼트의 하마사키 마사루 투자전략가는 이러한 엔고가 일본 제조업의 경쟁력과 수익성을 한해 내내 갉아먹었다고 지적했다. 특히 가장 잘나가는 기업조차 엔고 효과를 크게 받기 때문에, 기업들의 이번 이익 전망치 하향은 별 소용이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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