獨 "그리스 구제금융 끊을 수도" 또 강경 발언

머니투데이 권다희 기자 2012.01.30 16: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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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스의 '재정주권'을 유로존에 넘겨줄 것을 제안한 독일이 그리스에게 구제자금 지원을 끊을 수 있다는 경고성 발언까지 내놓는 등 그리스에 대한 압박 수위를 계속 높이고 있다. 이는 그리스의 더딘 자구노력에 대한 독일의 불만을 여과 없이 보여준다.

볼프강 쇼이블레 독일 재무장관은 30일자 월스트리트저널과의 인터뷰에서 유로존이 그리스에 2차 구제금융을 제공할 것인지를 묻는 질문에 "그리스는 결정을 내려야 한다"며 이 같이 답했다.



2010년부터 유럽연합(EU)과 국제통화기금(IMF)에게 구제금융을 지급받고 있는 그리스는 1300억 유로 이상으로 예상되는 2차 구제 금융을 받아야 올해 만기가 도래한 채무를 상환해 디폴트를 면할 수 있다.

쇼이블레는 "유럽은 그리스를 지원할 준비가 돼 있다"며 "그러나 그리스가 필요한 결정을 이행하지 않고 단지 말에만 그친다면 문제를 풀만큼의 자금을 지원할 수 없다"고 경고했다.



쇼이블레의 발언은 지난 주 독일 정부가 그리스 2차 구제 금융지급을 보장하기 위해 유로존에 그리스 정부예산 결정권을 이양하는 방안을 제안했다는 보도에 이어 나온 것이다. 독일 정부인사가 공개석상에서 내놓은 발언으로는 이례적일만큼 직설적이다.

파이낸셜타임스에 따르면 독일 정부는 '예산 위원직'을 신설, 예산위원에게 그리스 정부의 재정지출 결정권을 부여하는 방안을 제안했다. 그리스 정부의 예산안이 국제 채권단의 재정 감축 목표에 부합하지 않을 경우 이에 대해 예산위원이 거부권을 행사하는 방안이다. 이 제안에는 그리스 정부가 우선 채무 상환에 재정을 지출한 후에야 다른 분야의 지출을 가능케 하는 등의 제약도 포함된다.

이 같은 소식이 전해지자 에반젤로스 베니젤로스 그리스 재무장관은 29일 성명을 발표해 "더 큰 국가라고 해서 그리스를 경제 평가의 딜레마에 몰아넣어선 안 된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독일 정부는 이 같은 제안이 그리스 재정 문제를 더 효과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여러 방안 중 하나로 논의되고 있을 뿐이라는 입장이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는 30일 루카스 파파데모스 그리스 총리를 베를린에서 만나 그리스 정부의 개혁 조치에 대해 논의한다.

유로존은 3월까지 그리스 2차 구제금융 지급 여부를 합의해야 한다. 일각에서는 지난해 말 합의된 1300억유로보다 많은 1450억 유로가 필요하다고 추산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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