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롱폰' 이렇게 파세요… "최고 30만원"

머니투데이 정현수 기자 2012.01.31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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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T 'T에코폰' 제품 상태 따라 5만~30만원 보상… KT도 3월부터 본격 시행

SK텔레콤 (51,000원 ▼700 -1.35%)에는 최근 이색적인 직종이 새로 생겼다. 이른바 '전문 휴대폰 감정사'다. 이들은 SK텔레콤으로 회수되는 중고 휴대폰의 상태를 점검한 뒤 등급을 매기는 일을 한다. 이들의 감정에 따라 중고 휴대폰은 가격이 정해진다. SK텔레콤의 감정사 40여명은 요즘 갑자기 몰려든 감정물량으로 밤 10시가 넘어서야 퇴근하고 있다. '장롱폰'이라는 이름으로 홀대받던 중고 휴대폰이 변신을 눈앞에 두고 있다.

30일 환경부가 파악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 2010년 한 해에만 약 1884만대의 중고 휴대폰이 버려졌다. 이 중 재활용된 중고 휴대폰은 200만~300만대 수준에 불과하다. 1500만대 이상의 중고 휴대폰이 그냥 방치되고 있는 셈이다.



하지만 최근 들어 중고 휴대폰에 대한 인식이 달라지고 있다. 통신사를 통한 중고 휴대폰 거래는 '일석이조'의 효과를 거두며 늘어나는 추세다. 중고 휴대폰을 보유한 사람들은 일정 금액을 받고 되팔 수 있다. 중고 휴대폰을 원하는 사람들은 안심하고 물건을 구매할 수 있다.

'장롱폰' 이렇게 파세요… "최고 30만원"


특히 통신사들은 전문 감정사를 통해 제품의 정확한 상태를 점검하고 필요할 경우 수리까지 해주기 때문에 눈높이만 조금 낮추면 100만원 상당의 부담을 절반 이상 줄이며 폰을 바꿀 수 있다.



성과는 조금씩 드러나고 있다. 지난해 8월 중고 휴대폰 거래서비스 'T에코폰'을 시작한 SK텔레콤은 서비스는 출시 6개월여만에 거래량이 50배 가량 늘었다. 지난해 12월 기준 한달 동안 T에코폰에서 거래된 중고 휴대폰은 1만4000대 수준. 누적 거래량은 2만6500대를 넘어섰다. SK텔레콤은 올해 20만~30만대의 중고 휴대폰이 T에코폰을 통해 거래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T에코폰을 이용하는 방법은 비교적 간단하다. SK텔레콤의 지점과 대리점을 방문하거나 택배를 활용해 휴대폰을 반납하면 된다. 반납된 중고 휴대폰은 5만~30만원까지 보상을 받을 수 있다. 단, 반납할 수 있는 중고 휴대폰은 2008년 1월 이후 출시된 제품에 한정된다. 중고 휴대폰을 원하는 사람들은 해당 사이트에서 가격을 보고 구매하면 된다.

SK텔레콤은 오는 4월부터 T에코폰을 오프라인 매장으로도 확대할 계획이다. SK텔레콤의 지점과 대리점에서도 중고 휴대폰을 구매할 수 있다는 의미다. 오는 3월 '그린폰'이라는 유사 서비스를 시작하는 KT는 한발 더 나아가 중고 휴대폰을 구매하는 사용자를 대상으로 '전용 할인 요금제'를 선보일 예정이다.


업계 관계자는 "오는 5월부터 블랙리스트 제도가 도입되면 중고 휴대폰도 사용자식별모듈(USIM)만 끼우면 손쉽게 개통할 수 있게 된다"며 "중고 휴대폰 거래가 활성화되면 결과적으로 통신요금 인하와 함께 그동안 낭비됐던 휴대폰 자원도 재활용할 수 있는 등 여러가지 효과를 거둘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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