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리지널 성장 한계 다국적社, 복제약에 눈독

머니투데이 김명룡 기자 2012.01.26 16: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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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이자 복제약사업부 공식 출범…"국내 제약사 입지 좋아진다" 평가도

전세계 제약업체 매출 1위인 화이자가 국내에 제네릭(복제약) 사업부를 공식 출범하고 국내 제네릭 시장 공략에 본격적으로 나섰다.

화이자 뿐 만 아니라 일부 다국적 제약사들도 신약 기근 현상에 시달리면서 최근 국내 제네릭 시장에 눈독을 들이고 있다. 공룡 제약사들의 제네릭 시장 진출은 그동안 관련 시장을 장악하고 있던 국내 제약사들 입장에서는 달갑지 않은 소식이다.



한국화이자는 본사 글로벌 전략에 따라 제네릭 사업 브랜드 '화이자 바이탈스(Pfizer Vitals)'를 국내에 정식 출범한다고 26일 밝혔다.

화이자가 발매하는 모든 제네릭은 '화이자 바이탈스'라는 통합된 브랜드를 사용하게 된다. 한국화이자의 4개 사업부 중 하나인 '이스태블리쉬트 프로덕츠' 사업부가 총괄한다.



앞서 한국화이자는 지난해 '화이자 젬시타빈'과 '화이자 파클리탁셀'을 시작으로 총 7개 성분의 제네릭을 허가받았다. 올해에는 심혈관계 등 다양한 치료 영역에서 7개 품목을 순차적으로 출시할 예정이다.

화이자는 과거 신약을 개발해서 독점판매기간 동안 높은 약가를 받아 돈을 벌고, 이 돈으로 다시 신약을 개발하는 식으로 매출을 올려왔다. 하지만 고혈압약 '노바스크', 고지혈증약 '리피토' 등 오리지널의약품의 특허가 만료됐는데 이를 대체할 신약은 내놓지 못하고 있다. 그동안 등한시 했던 제네릭 시장으로 눈을 돌리게 된 이유다.

다른 다국적 제약사들도 화이자와 비슷한 처지다. 다국적 제약기업이 제네릭 시장에 진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노바티스에 인수된 산도스사가 제네릭을 판매 중이며, 사노피아벤티스사도 한독약품을 통해 제네릭을 내놨다.


국내 제약사들은 그 동안 제네릭을 동네병원에 공급하는 전략을 펴 왔다. 하지만 앞으로는 국내 제약사들의 텃밭인 동네병원에서도 다국적 제약사와의 경쟁이 불가피해졌다.

다국적 제약사들은 제네릭의 품질이 높다는 점을 강조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국내 제약사가 생산한 제네릭의 품질에 의구심을 갖고 있는 의사들의 처방이 다국적 제약사의 제네릭으로 일부 넘어갈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다만 일부에서는 다국적 제약사의 제네릭 시장 잠식이 녹록치 않을 것이라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제네릭은 제품력보다는 영업력이 중요한 만큼 단기간 내 시장이 흔들릴 가능성은 낮다는 것이다.

국내 제약사 한 관계자는 "동네병원은 규모가 작고 숫자는 많다"며 "이를 관리하기 위해서는 영업사원이 많이 필요한데 다국적 제약사가 영업사원을 늘리는데는 한계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다만 "다국적 제약사가 어려운 것도 인정하지만 규모가 영세한 국내 제약사들이 주도하고 있는 제네릭 시장까지 넘보는 것은 바람직해 보이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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