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용산 등 단독주택 종부세 대상 대폭 늘어

머니투데이 민동훈 기자 2012.01.26 18: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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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과세주택 10% 가량 증가할 듯… 7억~8억 주택 2~3년새 종부세 내야

#서울 용산구 이태원동 2층짜리 단독주택(공시가격 8억4000만원)에 사는 김석우(가명·57)씨는 지역내 표준주택 공시가격이 10% 이상 대폭 오른다는 소식에 걱정이 크다. 현실화될 경우 본인 소유의 주택 공시가격이 9억원을 훌쩍 뛰어넘게 돼 종합부동산세까지 내야할 상황이어서다.

#서울 강남구 대치동 1층짜리 단독주택(공시가격 11억원)에 사는 남필우씨(가명·48)는 지난해 재산세와 종부세로 약 384만원을 냈다. 하지만 올해 공시가격이 12억원대로 훌쩍 뛰면서 재산세와 종부세를 합쳐 총 449만원(17.12%↑)을 내야한다.



단독주택이나 다가구주택에 대한 '표준단독주택 공시가격'이 예년에 비해 큰 폭으로 인상될 예정이어서 고가주택 소유자들의 경우 재산세는 물론 종합부동산세 부담도 크게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26일 정부와 지방자치단체에 따르면 국토해양부는 당장 올해부터 단독주택 공시가격을 대폭 인상할 방침이다. 실제 국토부가 최근 각 자치단체에 통보한 2012년 표준주택 예정가격에 따르면 서울에선 용산(10.87%) 중구(10.0%)가 10% 이상 뛰었고 강남(9.6%) 서초(9.53%) 송파(8.1%) 등 고가단독주택이 밀집돼 있는 강남3구와 종로(8.51%) 마포(8.21%) 등이 서울 평균치(6.6%)를 크게 뛰어넘었다.



용산구의 경우 이번 국토부 인상안이 확정되면 이번 표준가격 산정에 표본으로 선정된 표준주택 724가구 중 종부세 부과 기준인 9억원 이상 주택은 전체의 7%인 51가구로, 직전보다 9가구가 늘어난다. 만약 용산구의 요구가 받아들여져 인상률이 서울 평균치에 머물 경우 5가구가 늘어난 47가구가 된다.

강남·용산 등 단독주택 종부세 대상 대폭 늘어


◇15억짜리 주택, 올 종부세 30% 더 내야
예컨대 지난해 공시가격이 8억4000만원이었던 용산구 한남동 소재 단독주택의 경우 10.87%의 상승률을 적용받으면 공시가격이 9억3130만8000원으로 뛴다.

세무법인 민화의 마철현 변호사에 따르면 이 주택이 올해 내야 할 재산세 등 지방세액은 270만8466원으로, 여기에 종부세 7만8145원을 더하면 총 278만6611원이다. 이는 전년대비 17.64% 늘어난 수준이다.


반면 서울 표준 인상률(6.60%)를 적용받으면 이 주택의 공시가격은 8억9544만원으로 책정, 종부세없이 재산세 257만5037원(전년대비 8,71% 상승)만 내면된다.

종부세가 누진세율 구조라는 점에서 공시가격이 높아질수록 세금부담은 더욱 커진다. 용산구 이태원동 소재 15억원짜리 주택의 경우 지난해 재산세(482만4000원)와 종부세(149만7600원)을 합해 총 632만1600원을 납부했지만 공시가격이 10.87% 인상되면 총 세금은 16.53% 늘어난 736만6439원에 달한다. 이는 재산세 증가율은 12.57%(60만6546원)이지만, 종부세가 29.27%(43만8293원) 급증하기 때문이다.

강남·용산 등 단독주택 종부세 대상 대폭 늘어
◇7~8억짜리 주택, 2~3년내 종부세 내야할 판
국토부는 단독주택 공시가격 현실화율을 공동주택 수준인 67% 선으로 끌어올릴 방침이다. 이 경우 지난해 36.7%에 불과한 용산구는 앞으로 6년간 10%대로 계속 올려야 한다.

용산 소재 단독주택 중 7억5000만~8억원대 주택은 당장 2년후부터 종부세를 물어야 한다. 6억~7억원대 주택들도 각각 3~5년내에 종부세 과표구간에 해당된다. 10억원 이상 고가주택의 공시가격도 치솟을 가능성이 있다.

전문가들은 최근 부동산 경기가 부침을 거듭하고 있는 가운데 공시가격을 지나치게 끌어올릴 경우 불어나는 세금으로 인한 조세저항이 나타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마철현 세무사는 "국토부 인상률대로 공시가격이 상승할 경우 재산세는 물론 종부세 부담이 크게 늘어날 수밖에 없다"며 "특히 누진세가 적용되는 종부세의 경우 매년 공시가격이 10% 이상 인상된다면 과표대상이 늘어나는 것은 물론 부담해야 할 세금 규모도 기하급수적으로 늘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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