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벨]6조 NPL시장, PF채권이 판 키웠다

더벨 김익환 기자, 길진홍 기자 2012.01.26 10: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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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량 30%↑…유암코·우리F&I 60% 매입

더벨|이 기사는 01월17일(15:16) 자본시장 미디어 '머니투데이 thebell'에 출고된 기사입니다.
지난해 부실채권(NPL, Non Performing Loan) 입찰 매각규모가 전년 대비 30% 증가해 원금기준(OPB)으로 6조원을 넘어섰다.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채권이 시장에 쏟아져 나오면서 판이 커졌다. 부실채권 시장의 터줏대감인 연합자산관리와 우리F&I가 지난해도 물량의 60%를 장악했다. 증권사와 외국계 금융회사의 투자 움직임도 눈에 띈다.

◇ 기업·국민銀, 매각물량 40%...PF부실채권↑

머니투데이더벨이 집계한 2011년 부실채권 입찰물량은 6조4007억 원이다. 수의계약 물량을 제외하고 2011년에 입찰이 완료된 채권 물량만을 집계한 결과다.



잔존채권은 제외했다. 2010년 입찰물량(5조4920억 원) 대비 16.5% 늘어났다. 기업은행과 농협 물량이 전체의 36%를 차지했다.

2011년엔 기업은행의 부실채권 매각규모가 가장 컸다. 지난해 일반담보?특별회생채권 비롯한 부실채권 1조4149억원을 매각했다. △농협(9152억) △국민은행(7674억) △신한은행(7575억) △우리은행(7095억) △산업은행(6351억) △하나은행(5599억)이 뒤를 이었다.

집계에서 빠진 수의계약 규모까지 집계하면 우리은행의 부실채권 매각규모가 가장 큰 것으로 나타났다. 기업은행은 부실채권을 상각대신 입찰방식으로 매각해 상대적으로 채권매각 규모가 컸다.


지난해 9월말 현재 부실채권비율은 우리은행이 2.25%로 시중은행 가운데 가장 높다. 국민은행과 기업은행, 농협이 각각 1.88%, 1.76%, 2.08%를 기록했다.

은행을 제외하고 롯데카드와 삼성화재이 부실채권을 입찰방식으로 매각했다. 현대캐피탈과 일부 저축은행도 수의계약 방식으로 부실채권을 팔았다.

PF부실채권이 크게 늘어난 점도 주목할 만하다. 2011년 PF부실채권 입찰매각 규모는 7696억원으로 2010년 대비 14배나 늘었다. 2010년에는 외환은행(545억원)이 유일하게 PF채권을 매각했다. PF채권은 농협의 매각물량(5028억) 규모가 가장 컸다. 외환은행(1283억), 우리은행(1005억), 대구은행(380억)이 뒤를 이었다.

한 금융회사 관계자는 "2010년에는 PF채권 매입가격에 대한 기준이나 잣대가 없어 은행과 투자자간 매입가격의 간극이 컸다"며 "지난해는 PF채권 매입가격에 대한 기준이 정리됐고 그에 따라 시장에 매물이 쏟아진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PF부실채권의 매입률(채권원금대비 매입가격)은 50%를 밑돌았다. 평균 30~40% 수준에서 매입률이 형성됐다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 유암코·우리F&I 독주…메리츠종금 다크호스

유암코와 우리F&I는 작년 부실채권 시장의 포식자였다. 전체 입찰물량의 61.5%를 매입한 것. 매입비중은 2010년(68.2%)대비11.1%포인트 감소했지만 매입규모(3조9371억)는 늘었다.

유암코는 시장 물량의 41.6%인 2조6640억원의 부실채권을 인수했다. △ 기업은행(7597억) △ 농협(5103억) △우리은행(4530억) 등 시중은행 부실채권을 주로 사들였다. 우리F&I는 물량의 19%인 1조2731억원을 가져갔다.

한국개발금융도 7532억원의 부실채권을 인수했다. 한국개발금융은 산업은행 부실채권의 단골고객으로서 입지를 굳혔다. 2010년 산업은행 부실채권 6586억원을 매입한 데 이어 지난해도 산업은행 일반담보부채권 6350억원을 가져갔다.

지난해는 증권사와 외국계 투자회사의 시장참여가 두드러졌다. 메리츠종합금융증권은 2011년 처음 부실채권 입찰시장에 참여해 공격적 투자를 했다. 기존 투자자 틈새에서 3067억원의 물량을 인수했다. △일반담보부채권(1429억) △특별회생채권(785억) △개인워크아웃채권(533억) △PF채권(319억)을 비롯해 투자한 채권 종류도 다양했다. 교보증권도 1094억원의 채권을 따내며 시장에 모습을 드러냈다.

외국계도 활발했다. GE 캐피탈은 농협과 하나은행에서 일반담보부채권 1848억원을 인수했다. 일본 신세이 뱅크도 오랜만에 시장에 등장해 기업은행 일반담보부채권 1361억원을 매입했다.

다만 외국계 금융회사는 높은 조달비용을 감안할 때 지속적인 투자는 어렵다는 평가다. 지난해는 부실채권 투자자가 늘어나면서 매입률이 상승한 한해였다. 지난해 4월 메리츠종금은 하나은행 일반담보부채권을 88%대의 매입률로 인수한 게 대표적이다. 매입률 88%는 사상최대 수준. 외국계 금융회사가 입찰에 참여했다가 높은 매입률에 부담을 느끼고 인수를 포기한 사례가 많았다.

유경재 삼정KPMG 상무는 "지난해 금융권에서 수의계약 물량까지 포함해 10조원대의 부실채권을 매각했다"며 "올해도 물량규모는 비슷하지만 눈덩이처럼 불어난 가계 부채를 감안해 가계 부실채권이 위주로 물량이 크게 늘 것"이라고 평가했다
[더벨]6조 NPL시장, PF채권이 판 키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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