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 "유럽 위기에 亞 신용등급 위험" 경고(상보)

머니투데이 조철희 기자 2012.01.17 17: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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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금조달 시장 악화에 韓 은행 리스크"

최근 유로존 국가들의 신용등급을 무더기로 강등한 국제신용평가사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가 이번에는 아시아 국가들의 신용등급을 경고했다.

유로존 국가채무위기가 심화되면서 수출 중심의 경제성장을 추구해 오던 아시아 국가들에 타격이 불가피해졌고, 글로벌 자금조달 시장이 악화되면서 기업과 은행들의 리스크가 커졌다는 것이다.



이안 톰슨 S&P 최고신용책임자(CCO)는 17일 월스트리트저널(WSJ)과의 인터뷰에서 "글로벌 리스크가 확대된 것은 명백하다"며 "아시아·태평양 지역도 보다 어려운 환경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S&P는 지난 13일 프랑스와 오스트리아의 'AAA'(트리플A) 최고등급을 강등하는 등 총 9개 유로존 국가의 신용등급을 하향 조정했다. 프랑스의 경우 등급 전망을 '부정적'으로 제시해 추가 강등 가능성을 열어 놨다. 위기 대응 대책이 미미하고 위기 해소를 위한 노력도 부족하다는 지적이었다.



이어 16일에는 유럽재정안정기금(EFSF)의 트리플A 등급 지위를 박탈했다. EFSF 채권을 보증하는 트리플A 국가 중 한 곳이라도 최고등급 지위를 잃으면 EFSF의 등급도 강등하겠다는 이전 경고대로 조치를 이행했다.

이처럼 수그러들지 않고 있는 유럽 위기가 금융시장을 위협하는 상황에서, 아시아 각국 정부는 지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때보다 대응 옵션이 제한적일 것이라고 톰슨 CCO는 지적했다.

톰슨 CCO는 또 "아시아 국가들은 상대적으로 강한 경제성장세와 재정건정성이 유럽 위기에 따른 경제 하방에 완충제 역할을 하겠지만 효과적으로 경제를 부양할 만큼의 필요한 재정 화력(火力)은 약해졌다"고 설명했다.


이 같은 지적처럼 한국과 일본, 싱가포르는 등은 이미 유럽 위기에 수출 수요에 타격을 입었다. 한국의 경우 지난해 10월부터 12월까지 수출 증가율은 각각 7.6%, 11.6%, 10.8%로 지난 2009년 이후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또 일본은 지난해 11월 수출이 전년 동기 대비 4.5% 감소했다.

또 지난해 유럽 위기 여파에 아시아를 비롯한 신흥시장에서 자금이 상당한 규모로 빠져나간 이후 여전히 시장 불확실성이 커 아시아 은행들과 기업들은 달러 자금을 구하는데, 투자회사들은 자금 상환하는 데 여전히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 대목에서 톰슨 CCO는 특히 "글로벌 자금조달 시장의 혼란은 아시아·태평양 지역 국가들의 신용에 해가 될 가능성이 있다"며 "한국과 호주 은행들이 글로벌 자금조달 여건이 악화될 수록 리스크는 커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톰슨 CCO는 그러나 아시아 경제의 성장에 버팀목이 되고 있는 중국에 대해서는 긍정적으로 전망했다. 그는 "통화 긴축에 따른 경착륙을 피할 수 있을 것"이라며 "인플레이션 둔화와 성장세 완화의 신호가 중국 정부의 은행 지급준비율 추가 인하 등 유동성 공급 확대 전망을 키우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이날 발표된 중국의 지난해 4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8.9%로 지난 2009년 2분기 이후 10분기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지만 중국 증시는 급등했다. 중국 정부가 성장세 유지를 위해 통화 완화와 증시 부양에 나설 것이라는 기대감이 작용했기 때문이다.

톰슨 CCO는 "중국은 스스로를 돌볼 수 있다"며 "안정적 재정으로 내수 소비를 지탱할 능력이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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