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리츠' 국민연금 구원 등판

머니투데이 전병윤 기자 2012.01.10 05: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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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부터 '모자형 리츠' 도입…공모 규제완화로 연기금 투자 활성화 기대

부동산시장 침체로 답보상태에 빠진 부동산투자회사(리츠)가 국내 최대 '큰손'인 국민연금의 참여를 계기로 재기의 발판을 마련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10일 국토해양부와 리츠업계에 따르면 최근 모자(母子)형 리츠 제도 도입을 주요 골자로 한 '부동산투자회사법 시행령' 개정안이 올 1월부터 시행되면서 국민연금 등이 리츠 투자를 검토하고 나섰다.



'모자형 리츠'란 국민연금 등 연기금에서 투자한 모(母)리츠가 여러 개의 자(子)리츠에 투자하는 것을 말한다. 펀드가 펀드에 투자하는 일종의 재간접펀드와 비슷한 구조다.

이때 연기금의 모리츠로부터 투자를 받은 자리츠는 투자금을 공모 방식으로 모아야하는 의무 규정을 면제받을 수 있다. 모자형 리츠는 지난해 시행령 개정을 입법예고된 후 지난해 말 국무회의 의결을 거쳐 올해부터 시행된다.



'위기의 리츠' 국민연금 구원 등판


국토부는 국민연금에서 모자형 리츠 투자에 대한 규제 완화를 요구해 시행령을 개정한 만큼 시장 활성화에 자극제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지금까지 국민연금이 개별 리츠에 투자했던 경우는 대부분 빌딩 1곳을 사들여 단독으로 운용하는 형태였다.

현재 국민연금이 투자자로 참여한 리츠는 '코크렙 NPS 제1호'(총자산 8146억원), '맥쿼리 NPS'(2137억원), '인피니티 NPS 제1호'(1786억원), '지이엔피에스제1호'(3271억원), '맥쿼리 엔피에스제2호'(3575억원) 등이다.

국민연금이 투자한 리츠의 평균 총자산 3800억원 수준으로, 대형화를 이루지 못했고 장기간에 걸쳐 분산투자하기보다 '단발성' 투자에 그치는 한계를 보였다.


국민연금 관계자는 "모리츠를 종자돈으로 삼아 자리츠 여러 개를 만들어 다양한 곳에 투자할 수 있기 때문에 리츠 규모의 대형화뿐 아니라 운용 전략을 다양화하는데 한결 수월해졌다"고 말했다. 업계에 따르면 국민연금은 모리츠 투자 금액으로 4000억~8000억원 수준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시행령에선 모리츠가 자리츠의 주식을 사들인 것도 부동산투자로 간주하도록 했다. 이 경우 다른 리츠들도 연기금의 모리츠로부터 자금 수혈을 받을 수 있게 된다.

하지만 리츠업계 일각에서는 국민연금 내부의 까다로운 투자 가이드라인을 먼저 손질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 리츠 관계자는 "국민연금은 자산관리회사의 신용도나 자본금 규모, 프로젝트의 위험도에 대한 내부 기준이 지나치게 보수적이어서 투자 대상에 한계가 있다"며 "이 때문에 다른 리츠의 지분투자로 이어져 전체 시장을 활성화하는데 제한적인 영향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전체 리츠 자산은 △2009년 7조1000억원 △2010년 7조9000억원 △2011년 7조4000억원으로 정체를 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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