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우 취급 식당들은 5일 한우 가격 폭락으로 축산농민들이 청와대 앞에서 시위를 벌이고 있지만 '메뉴판 가격'을 내릴 수 없다고 입을 모았다. 하락한 한우 가격이 유통단계를 수차례 거치면서 식당에는 평소와 같은 가격으로 유통된단 것이 가장 큰 이유다.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에서 한우 전문식당을 운영하는 A씨는 "고기가 현지에서 식당으로 오기까지 적어도 4단계의 유통과정을 거친다"며 "현지 농가에서 한우를 싸게 팔았더라도 유통업체들이 이득을 더 챙겨가기 때문에 식당으로 들어올 때는 전혀 반영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여의도에서 약 8년간 한우 전문식당을 경영해온 B씨도 식당으로 들어오는 고기값에는 변화가 없다고 말했다.
A씨는 "현지에서 소를 수집해 파는 첫 번째 도매상이 가장 이득을 챙겼을 것으로 본다"며 "정부에서 축산업 유통구조 틀에 손을 대지 않는 이상 문제는 쉽게 해결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업계 관계자들은 또 고기 외 부대비용이 상승하는 추세에서 식당으로 유통되는 고기값이 하락하더라도 식당 판매가가 바로 내려가긴 어렵다고 토로했다. 야채 등 식자재비와 임대료, 인건비 등이 연초가 되면서 한 번 더 오름세를 보이고 있는 탓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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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씨는 "연초가 되면 가게 임대료가 적어도 10%가 오르고, 인건비도 인당 월 10만원은 인상해줘야한다"며 "한우 가격 변화가 바로 판매가 변화로 이어지기 어려운 다른 이유"라고 전했다.
여의도 일대 음식점을 운영하는 다른 소상공인들도 "불경기에도 꾸준히 오르는 임대료는 큰 부담"이라며 "만약 한우 가격이 kg당 3000~4000원 내려가도 그 비율대로 판매가격을 낮추는 것은 쉽지 않다"고 말했다.